캐나다 의약품청,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암 진행 지연·생존 연장"
환자 치료 선택지 확장 기대⋯환자단체 "부작용 비교적 경미"
임상의 그룹 "오시머티닙 약제 내성 불가피⋯추가적 대안 필요"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병용요법이 캐나다 의약품청(CDA)으로부터 급여 권고를 획득했다. 이 기관은 렉라자 병용요법이 경쟁 약물인 오시머티닙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을 지연시키고 생존 기간을 연장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캐나다 약제 평가자문기구(CDA-AMC)‘는 올해 5월 14일 캐나다 항암제 급여 평가위원회(pERC)가 진행한 ‘렉라자+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급여 권고안을 공개했다.
이는 ‘완치 목적의 치료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중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를 가진 성인 환자의 1차 치료’를 적응증으로 한다. 또한 위원회는 렉라자 병용요법에 ‘조건부 급여 권고 (Reimburse with conditions)’를 결정했다.
세부적으로 ▲최근 진단된 NSCLC를 보유 ▲암이 전이되었거나, 치료 후 재발했거나, 수술 또는 화학방사선치료로 제거 불가한 경우 ▲종양에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L858R 치환 돌연변이 보유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양호한 환자에 급여가 적용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급여 조건으로는 ▲환자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질환에 대해 이전에 항암 치료를 받은 적이 없어야 함 ▲치료는 NSCLC 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 의해 처방되어야 함 ▲렉라자 병용요법의 총 치료비용이 경쟁요법인 ‘오시머티닙+백금기반 화학요법(PBC)‘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번 권고의 이유로 위원회는 진행중인 임상시험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이 오시머티닙 단독 투여 대비 암 진행을 지연시키고 생존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질환 진행 지연 및 생존기간 연장 가능성이 있어 환자의 치료 선택지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위원회는 삶의 질 개선과 관련된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조건부 권고의 한계점으로 설명했다. 렉라자 병용요법 3상(MARIPOSA)에서 삶의 질 평가를 위한 설문도구인 ‘EORTC QLQ-C30‘에서 오시머티닙 대비 렉라자 병용요법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원회가 내린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공개된 약가 수준으로는 건강 시스템에 경제적 가치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공급업체인 얀센이 제시한 약가 기준으로 ‘ICER(증분 비용-효과 비율)‘을 계산한 값은 30만5328 캐나다 달러(약 3억2000만원)로 일반적으로 수용가능한 기준인 5만 캐나다 달러(약 5000만원)를 상회한다.
ICER은 두 치료제 간의 비용 차이를 얻을 수 있는 건강효과로 나눈 값이다. 이는 추가로 얼마를 더 지불해야 삶의 질이 향상된 1년(QALY)을 얻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에 사용된다.
위원회는 공개된 약가 기준으로 향후 3년 동안 렉라자 병용요법의 급여비가 약 3480만 캐나다 달러(약 347억원)로 추정했다. 이를 근거로 오시머티닙+백금기반 화학요법 대비 비용이 더 높을 정당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른 이해 관계자도 렉라자 병용요법의 급여 승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3개 환자 단체가 공동으로 제출한 의견서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의 부작용은 비교적 경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치료 초기 심한 두피 건조, 출혈, 여드름, 발진 등을 경험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절 가능했고 화학요법보다는 견딜만하다고 덧붙였다.
임상의 그룹인 ‘온타리오 암치료 약물 자문위원회(OH-CCO DAC)‘와 ‘캐나다 폐암 협회 의료 자문위원회(Lung Cancer Canada Medical Advisory Committee)‘는 “오시머티닙은 EGFR 변이 NSCLC의 1차 치료 표준으로 남아 있지만, 약제 내성은 불가피하다”며 “진행 시 사용할 수 있는 공공급여 표적치료제는 캐나다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초기부터 강도 높은 치료(예 오시머티닙+화학요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으나, 모든 환자가 이들 치료에 반응하지는 않기 때문에 생존률과 중추신경계(CNS) 보호 효과를 향상시키는 추가적인 치료 대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캐서린 몰트잔(Catherine Moltzan) 의장을 포함한 위원회는 “진행 중인 3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이 오시머티닙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를 유의하게 연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렉라자 병용요법을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를 가진 성인 국소 진행성(완치 목적 치료 불가능) 또는 전이성 NSCLC의 1차 치료제로 공공 급여에 포함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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