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준 압박·관세 위법 판결 겹쳐 불확실성 확대
연준 9월 인하 기대 89.6%…안전자산 선호·달러 약세에 금 랠리

금 선물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며 랠리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545.80달러에 마감하며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선물 가격도 온스당 41.73달러까지 오르며 2011년 9월 이후 14년 만에 40달러 선을 상회했다. 사진=픽사베이
금 선물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며 랠리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545.80달러에 마감하며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선물 가격도 온스당 41.73달러까지 오르며 2011년 9월 이후 14년 만에 40달러 선을 상회했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금 선물이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며 랠리를 이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으로 독립성 훼손 우려와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영향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29.70달러(0.84%) 오른 온스당 3545.8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3557.10달러까지 치솟아 4월22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은 선물 가격도 온스당 41.73달러까지 오르며 2011년 9월 이후 14년 만에 40달러 선을 상회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에 의한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와 더불어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다시 귀금속 랠리가 재개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6~17일)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89.6%로 반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 가격은 금리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 금리 인하 기대는 금 투자 매력을 높인다.

정책·정치 변수도 금값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금리 인하 압박과 연준 이사진 흔들기로 중앙은행 독립성 우려가 커졌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가 연방 항소심에서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향후 전개가 불확실해진 점도 달러 약세·금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리사 쿡 연준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위조 의혹을 이유로 해임을 통보한 사안 역시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미국 경제의 안정성과 그 파급효과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연준 내부 신호도 완화적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달 22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월 대비 0.3% 상승해 예상과 부합한 점 역시 인하 기대를 높였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은 5일(현지시간)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가 인하 폭과 이후 경로에 대한 추가 단서를 제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금 가격은 지정학적 긴장과 정책 불확실성에 힘입어 34% 이상 상승했다. ANZ 리서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공습이 지속되고, 독일·프랑스가 러시아 침공을 지원하는 국가(중국·인도 등) 대상 2차 제재를 추진 중이라고 짚었다. 

국제 금값은 4월 상호관세 발표 직후 사상 최고를 돌파한 뒤 관세 유예·협상 뉴스에 박스권 등락을 보였으나, 9월을 앞두고 금리 인하·정책 리스크가 겹치며 다시 고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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