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ETN 일평균 거래 대금 5%↑…코스피 20%↓
원유·천연가스 등 기초자산 랠리에 레버리지 베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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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코스피가 3200선을 두고 등락하는 등 박스권을 나타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이 개인투자자들의 '러브 콜'을 받고 있다. 다만 상위 순매수 상품 중 레버리지 상품이 대다수라 국제 원자재가 등락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한 달간(8월 1일~9월 1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N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317억원으로 지난 7월(1250억원) 대비 5.4%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20.7% 감소했다.

한때 328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가 지난달 내내 조정을 받아 3100~3200선에서 머무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귀금속, 국제 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관련 ETN 종목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한 달 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N은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C’로 총 19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84억원),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31억원)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을 개최하는 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휴전 가능성과 이에 따른 미국 대러 제재 완화 기대가 국제유가 하락과 천연가스 가격 조정으로 이어짐에 따라 향후 반등을 노린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에 연일 금리인하 압박을 하는 가운데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항소심 결정이 나오면서 안전자산인 금·은 가격이 뛰고 있다.

1일(현지시간)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에서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전 거래일 대비 0.9% 상승한 온스당 3477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지난 4월2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3500.05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같은날 은 현물도 전일보다 2.6% 상승해 온스당 40.69달러까지 오르며 2011년 9월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은 관련 ETN을 통해 자산 가격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지난 1일 ‘삼성 인버스 2X 은 선물 ETN’(8억원)은 개인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삼성 인버스 2X 금 선물 ETN’(4억원), ‘신한 인버스 2X 은 선물 ETN’(3억원) 등도 상위권을 나타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원자재 가격은 국제 정세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기초자산 수익률에 추적 배수를 곱한 값으로 수익률이 정해지는 만큼 복리 효과로 인해 투자 손실이 단기간에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에서 전쟁 및 관세 등으로 촉발된 원자재 가격 급등락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투자자 주의를 요청했다”며 “특히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N의 경우 손실 폭이 기초자산 보다 훨씬 큰 만큼 시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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