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새내주 상장 첫 날 평균 49% 상승…5월 보다 20%p↓
지지부진한 증시에 IPO 규제 강화까지 부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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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피’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기업공개(IPO) 시장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여기에 더해 IPO 규제 강화까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시장 전반에 옥석 가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 상장한 8개 기업(스팩·리츠 제외)의 상장 첫날 종가 기준 평균 상승률은 48.9%로 집계됐다. 이는 5월과 6월 상승률이 나란히 75.5%, 60.9% 수준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대한조선은 상장 첫날 73.60% 오른 가운데 아이티켐(21.61%), 지투지바이오(176.03%), 삼양컴텍(112.34%) 등이 좋은 성적을 보였다. 다만 월말 들어 한라캐스트(-15.86%)와 제이피아이헬스케어(-12.95%), 그래피(-28.20%) 등 새내기주 대부분이 약세를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침체됐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도 악화됐다. KRX 포스트 IPO 지수의 경우 지난 6월 5.9% 수준 상승했지만 8월에는 6.3% 하락하며 테마 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해당 지수는 국내 증시에 신규 상장한 종목 중 상장일로부터 15영업일이 지난 기업을 편입하고 140영업일이 지나면 편출한다.

이렇게 IPO 시장의 분위기가 식은 것은 코스피가 3200선을 두고 연일 등락하면서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금융당국의 IPO 제도 규제 강화로 신규 상장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6월(13.86%·6.42%), 7월(5.66%·3.04%)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달에는 각각 1.83%, 1.03% 하락 등 마이너스(-) 수익율를 나타냈다.

아울러 IPO 시 기관투자자의 의무 보유 확약을 확대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당국의 IPO 시장 제도 개선 방안들이 지난 7월부터 적용된 점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구체적으로 정책 펀드를 제외한 기관 배정 물량 중 40% 이상을 확약 기관 투자자에게 우선 배정한다는 것이다.

향후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40%에 미달할 때는 주관사가 상한금액 30억원 내에서 공모물량의 1%를 인수해 6개월 동안 의무 보유하는 페널티를 받는다. 이는 기관투자자와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해 공모가 거품을 막고 정확한 기업실사를 유도해 이른바 ‘먹튀’를 막고자 하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에 지난 6월에만 9곳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7월에는 0건, 지난달에는 에스투더블유·노타·큐리오시스·명인제약 등 4곳에 그치기도 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가탄, 메이킨Q 등 대표 제품을 보유한 명인제약이 하반기 IPO 시장의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기업가치 평가방법으로 주가수익비율(PER) 대신 에비타멀티플(EV/EBITDA)을 채택해 보수적인 몸값을 책정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 8월 기관수요예측을 거친 8개 기업의 공모가 확정 현황을 살펴보면 종목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었다고 판단한다”며 “7 월 이후 IPO 시장에 적용되는 다양한 정책들의 영향이 반영되는 시기를 앞두고 관망하는 시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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