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논쟁 와중 "남아달라" 트럼프 돌발 제안 때문에 지연
조현 외교장관, "불이익 없게 해달라"⋯美 루비오 "신속히 조치"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서 300여명 출발⋯애틀란타공항 도착 예정
대한항공 KE2901편 애틀란타 공항 착륙⋯비용 LG엔솔 부담

[서울와이어=정윤식 기자]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급습으로 이민 당국에 체포, 구금된 한국인 300여명이 현지시간 11일 정오에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애초 10일로 예정됐던 귀국이 늦춰진 사유로는 수갑을 채워 이동해야 한다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요구와 미국에 남아줄수 없겠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지아주에서 미국 이민 당국에 체포, 구금된 이들은 11일(현지시간) 새벽 2~4시경에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서 출발한다. 또한 전세버스를 나눠타고 하츠필드-잭슨 애틀란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앞선 구금시설에서 애틀란타 공항까지의 거리는 약 430㎞에 달한다.
이들은 애틀란타 공항에 도착하는대로 대기중인 전세기에 탑승해 정오경 한국으로 출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항공 전세기 KE2901편은 10일 오전 10시9분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대한항공은 이들이 풀려나는 대로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세기는 총 368석을 갖춘 B747-8i 기종으로, 전세기 왕복 운항에 드는 10억원 규모의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 측이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미국 이민 당국은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불법 체류 및 고용 단속에 나섰다. 여기에서 체포된 한국인 300여명은 포크스턴 구금시설 등에 억류됐다. 이들은 당일 구금 시설에서 풀려나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하기로 예정됐으나, 미국 측의 사정에 의해 석방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오후 2시30분 애틀랜타 공항을 이륙할 예정이던 귀국 항공편도 연기됐다. 출발의 연기 사유로는 수갑 등 신체적인 속박조치와 관련된 세부 조율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구금 사태 해결을 위해 방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백악관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들이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히 귀국하고 향후 미국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구금자들의 귀국 일정이 늦춰진 데 대해 "버스로 이동해 비행기에 탈 때까지는 미국 영토이고, 미국 영토 내에서는 체포된 상태이니 수갑을 채워서 이송하겠다고 (미국 측이) 그래서 우리는 절대 안 된다고 밀고 당기는 와중에 소지품을 돌려주다가 중단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체포·구금·이송할 때 수갑이나 케이블타이를 채우는 것이 통상적 절차지만, 한국 측이 근로자들을 버스에 태워 공항으로 이송하는 도중에 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전격 수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근로자들의 '자진 출국'을 보류하고 미국에 남아줄 수 없겠냐고 요구한 점도 석방 시점이 늦어진 원인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만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숙련된 한국 인력'이 귀국하지 말고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현지 인력을 교육·훈련시키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장관은 "우리 국민이 대단히 놀라고 지친 상태여서 먼저 귀국했다가 다시 (미국에 돌아와서) 일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고, 루비오 장관도 이를 존중해 일단 귀국하는 쪽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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