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좌석' 논란 속 개조 계획 결국 전면 중단
국제선 10명 중 7명 탑승… 독과점 체제 공고화
마일리지 통합안도 보완 요구… 소비자 불만 고조

대한항공 A330-300.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A330-300. 사진=대한항공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올해 1~7월 한국 국적기 국제선 승객 10명 중 7명이 대한항공 계열 항공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과점 체제가 굳어진 가운데 대한항공이 추진하던 좌석 개조는 ‘닭장 좌석’ 논란 끝에 결국 전면 중단됐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7월까지 국적기 국제선 이용객은 총 369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대한항공 계열 항공사가 2579만명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대한항공 1106만명(30%) ▲아시아나항공 722만명(19.6%) ▲진에어 408만명(11.1%) ▲에어부산 240만명(6.5%) ▲에어서울 102만명(2.8%) 순이었다. 외항사를 포함한 전체 국제선 승객 5406만명 기준으로도 대한항공 계열의 점유율은 54%에 달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사실상 국내 항공 시장을 장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우려를 이유로 좌석 축소·운임 인상 금지, 서비스 품질 유지 등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지만, 소비자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사진=대한항공

대표적인 사례가 좌석 배열 변경 논란이다. 대한항공은 보잉 777-300ER 항공기 11대를 기존 3·3·3 배열에서 3·4·3 배열로 개조해 프리미엄 좌석을 확대하려 했지만 좌우 간격이 3㎝ 줄어드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닭장 좌석' 비판이 쏟아졌다. 대한항공은 이미 1대 개조를 마친 상태였지만 여론을 고려해 좌석 개조 계획을 전면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일리지 제도 개편도 번번이 제동이 걸렸다. 2023년 지역별에서 거리별로 바꾸려던 보너스 항공권 공제 기준은 장거리 노선 부담 증가로 반발을 불렀고, 결국 무산됐다. 최근 공정위에 제출한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안 역시 두 차례 보완 요구를 받았다. 미사용 마일리지 사용처 축소와 전환 비율 산정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였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정책 가운데는 좌석 공간 축소, 마일리지 불리한 개편 등 소비자 후생을 떨어뜨릴 우려가 적지 않다”며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공정위와 국토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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