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하나 1억원 초과 재개, 우리 비대면까지…농협은 제외
9·7 대책으로 ‘증액 없는 대환’ 한도 해제…총량관리·LTV 강화가 변수

국내 주요 4대 금융그룹이 복구 지원과 이재민 후속 조치를 위해 총 80억원의 성금과 함께 다양한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국내 주요 4대 금융그룹이 복구 지원과 이재민 후속 조치를 위해 총 80억원의 성금과 함께 다양한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6·27 대책'으로 중단됐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대환대출이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재개된다.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봤다는 지적에 정부가 '9·7 대책'으로 규제를 완화한 데 따른 조치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이번 주 중 1억원을 초과하는 주담대 대환대출을 다시 받기로 했고, 우리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취급을 재개했으며 이번 주 중 비대면 신청까지 받는다. 다만 증액 없는 대환만 가능하다.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농협은행만 가계대출 여력이 부족해 1억원 초과 주담대 대환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6·27 대책에서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대환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했다. 주택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전국 기준 차주당 주담대 평균 보유액이 1억5000만원, 수도권은 이보다 많아 대환이 막히면서 실수요자 피해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9·7 대책에서 ‘증액 없는 대환’은 1억원 한도 제한을 해제하고, 규제 변경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 9·7 발표일 이전 주택 매매·전세 계약 체결자나 대출 신청 접수 완료 차주 등에 경과규정을 적용키로 했다.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6·27 발표 직전까지 시중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대환대출 규모는 5월 1540억원, 6월 1671억원, 7월 1631억원이었으나, 실행까지 약 한 달의 시차를 고려하면 8월부터 영향이 본격화돼 8월 324억원으로 약 80% 급감했다.

정부는 추가 대출 규제도 병행했다. 9·7 대책에서 규제지역 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50%→40%로 강화하고,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낮췄다. 금융위는 현장점검으로 규제 준수와 대출 동향을 확인하고, 관계기관·금융권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주기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 아파트 모습. 
서울 아파트 모습. 

대환 길은 일부 열렸지만 갈아타기가 얼마나 활발할지는 미지수다.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축소되며 은행별 관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대환은 금융권 전체 잔액을 늘리진 않지만 개별 은행의 총량에는 부담이 된다.

한편 금리 환경은 개선 흐름이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8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신규취급액 기준은 2.49%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이며, 2022년 6월 2.38% 이후 3년2개월 만의 최저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3.00%→2.94%(-0.06%포인트), 2019년 6월 도입된 신잔액 기준은 2.59%→2.54%(-0.05%포인트)로 내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의 자금 조달 가중평균금리다. 정기예금·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양도성예금증서·환매조건부채권매도·표지어음매출·금융채(후순위채·전환사채 제외) 금리 변동을 반영한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당월 신규 조달 자금에 기반해 시장금리가 빠르게 반영되고, 잔액·신잔액 기준은 반영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코픽스 하락분은 각 은행의 고시 주기에 맞춰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순차 반영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6개월)는 연 3.89~5.29%에서 3.87~5.27%로 0.02%포인트 낮아지고, 같은 기준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도 연 3.62~5.02%에서 3.60~5.00%로 인하된다. 우리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6개월) 역시 연 3.83~5.03%에서 3.81~5.01%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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