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무단 사용 혐의… 소비자 혼란↑
중국 쇼핑 앱 통해 의류 등 제품 판매
위조품 판매·유통 금지 등 법원에 요청
글로벌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 재점화

[편집자주] 서울와이어는 비즈앤로(Biz&Law) 코너를 통해 한국 기업이 전 세계를 누비면서 벌어지는 각종 비즈니스 소송을 심도 깊은 취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생소한 해외 법적 용어와 재판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내 국내 산업계가 마주한 글로벌 법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예측하고자 합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디젤이 미국에서 위조품 판매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디젤 제공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디젤이 미국에서 위조품 판매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디젤 제공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디젤(Diesel S.p.A.)이 미국 일리노이주 연방법원에 대규모 위조품 판매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해외에서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로 이번 소송이 진행됐다. 전세계 위조품 거래가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침해 문제가 또 다시 발생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디젤은 일리노이 북부 연방법원에 ‘디젤 S.p.A. 대 다수 피고인 사건’을 접수했다. 소송 대상은 중국 등 해외에 거점을 둔 개인, 법인, 단체들로 디젤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한 위조·모조품을 미국 전역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들은 중국쇼핑 애플리케이션(DHgate) 등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의류를 비롯한 제품을 판매했다. 디젤은 이들이 상표권을 침해했으며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피고들은 위조품 판매를 목적으로 다수의 가짜 상호와 계정을 만들어 활동했으며 판매 과정에서 미국 달러 결제를 수용하고 미국 내 배송까지 진행했다.

판결문 1면. 사진=미국 일리노이 주 연방법원.

디젤은 1978년 설립된 이탈리아 기업으로, 의류와 신발, 액세서리, 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전 세계에서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수천개의 신제품을 시즌마다 출시하며, 미국과 캐나다에서 연간 약 5800만~8100만 달러(2020년~지난해 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디젤은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수차례 상표를 등록했다. 대표적인 등록 번호로는 1,498,698호, 1,564,710호, 2,376,399호, 3,225,322호, 7,561,615호 등이 있다.

이 상표들은 의류류(국제분류 25류)를 포함해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되고 있다. 디젤은 소비자 인식과 언론 보도, 광고 활동을 통해 브랜드가 미국 내에서 널리 알려졌다고 강조했다.

디젤은 피고들의 행위가 ▲미 연방법 Lanham Act(상표법) 위반 ▲출처 혼동 유발(거짓 출처 표시) ▲일리노이주 기만적 영업행위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디젤은 법원에 ▲위조품 판매·광고·유통에 대한 금지 명령 ▲DHgate 등 온라인 스토어 차단 ▲판매 수익 전액 환수 및 손해배상 ▲고의적 위조행위에 대해 상표별 최대 200만 달러의 법정 손해배상 ▲변호사 비용 및 소송 비용 지급 등 조치를 요청했다.

디젤은 소장에서 “피고들이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위조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표 가치가 훼손되고 소비자들이 혼동과 피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지식재산청(EUIPO)은 지난 5월 공동 보고서를 발표하고, 전 세계 위조품 거래 규모가 2021년 기준 467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무역의 약 2.5%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류·신발·가죽제품이 전체 압수 위조품의 62%를 차지했다. 위조품은 자동차 부품, 의약품, 화장품, 장난감, 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며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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