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억달러… 3년째 100억달러 눈앞
삼성물산·현대건설, 비화공 프로젝트 확대
사우디·카타르 '에너지 전환형' 신시장 열려
유가·지정학 리스크… 500억달러 목표 '주목'

삼성물산이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10억4738만달러 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따냈다.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10억4738만달러 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을 따냈다. 사진=삼성물산

[서울와이어=안채영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내수 침체를 뚫기 위해 중동으로 눈을 돌린다.

2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확보한 해외 일감은 총 372억4053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동 지역에서의 수주는 77억7203만달러로 전체의 약 21%를 차지한다. 7월까지 56억2180만달러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8월 한 달 동안 건설사들은 중동에서만 21억5000만달러의 수주를 추가했다.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중동에서 확보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연내 중동 지역에서의 수주액은 최소 109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은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10억4738만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따냈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듀칸 지역에 20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어 현대건설은 이라크 바스라 지역에서 31억6000만달러 규모의 해수처리시설 공사를 수주했다.

이 같은 수주 성과로 국내 건설사들은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중동에서 100억달러 이상의 수주를 달성할 전망이다. 정부가 제시한 연간 해외건설 수주 목표인 500억달러 역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해외 수주액이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해외건설 수주 급증은 일회성 대형 프로젝트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6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한 187억달러 규모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이 올해 전체 수주 실적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해외 수주 총액은 2015년 이후 최대 규모인 461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중동 수주액은 올해 1~8월 7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9억달러)보다 30%가량 줄었고, 최대 시장인 사우디는 85억달러에서 25억달러로 급감했다.

중동 프로젝트는 과거 석유·화공 플랜트 중심에서 최근 태양광, 가스, 원전 등 비(非)화공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E&A가 사우디 블루암모니아(35억달러), 카타르 NGL-5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등 ‘에너지 전환형’ 일감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중동 지역의 에너지 전환과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가스 프로젝트와 같은 비화공 플랜트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공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해외건설 수주는 연말에 집중돼 기대감도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하락 흐름 속에 중동의 발주처들이 입찰 결과 발표를 미뤘던 프로젝트의 낙찰자를 속속 통보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의 대형 프로젝트를 일부만 수주해도 연간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인 500억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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