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추구, 보안 소홀 비판 불가피
5년간 1100억 보안투자 약속, 매각 앞두고 신뢰성 논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 관련 피해자 보호 방안 및 재발 방지 대책 간담회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사태 관련 피해자 보호 방안 및 재발 방지 대책 간담회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롯데카드에서 고객 29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대주주 MBK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이 “보안체계가 약간 미비했다”고 답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은 롯데카드가 매각 과정에서 내세운 ‘5년간 1100억원 보안 투자’ 약속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모펀드의 단기 이익 추구가 보안 투자 축소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대규모 해킹사고(통신·금융)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때까지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롯데카드 정보보안)투자 규모가 소홀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과방위원장이 “지난번에 롯데카드를 방문했을 때 (조좌진) 대표이사가 앞으로 5년간 1100억원을 정보보안에 투자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MBK파트너스도 지원할 것이냐”고 질의하자 MBK 윤종하 부회장이 이 같이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회장은 “사건이 발생했고 보안체계가 약간 미비하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주주로서도 경영진과 개진해서 투자가 미비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 질의에서는 “보안과 관련해 앞으로 5년 동안 1100억원에 투자를 하겠다고 롯데카드와 MBK에서 밝혔는데 지금 롯데카드를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믿을 수 있겠느냐”며 약속 이행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윤 부회장은 “금융사 투자를 여러 번 한 적이 있기 때문에 금융 보안은 핵심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롯데카드 정보보호 투자내역 자료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이정헌 의원은 “올해 롯데카드 정보보호 예산편성액은 128억원, 지난해 편성액은 151억원으로 편성액으로만 따지면 15.2%가 감소했다”며 “그런데 지난해 편성액 151억원 가운데 실제로 투자한 금액은 117억원 정도밖에 안되고 올해 세운 예산이 128억원이니까 예산을 늘렸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식으로 속이듯이 자료로 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모펀드가 결국에는 단기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안투자와 같은 비용을 축소하려고 한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민희 위원장은 “MBK가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정보보안에 대해 소홀하지 않느냐라는 문제제기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윤 부회장은 “국회와 국민 여러분께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이날 청문회에 김병주 MBK 회장은 불출석했다. 김 회장은 국회 과방위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제가 롯데카드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어 청문회에서 본건 사안에 대하여 답변을 드리기 어려운 상황임을 양해해달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