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난 2일 코스피에 3조원 '풀매수'
이달 3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삼전·TSMC 등
증권가 "12만전자·50만닉스 가능" 전망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긴 연휴를 마무리한 국내 증시가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상승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환율이 1420원대를 기록하는 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 메모리 업사이클이 더 길고 강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반도체주가 연말 증시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2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세에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뚫고 3549.21에 장을 마쳤다.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와 AI 거품론, 엔비디아의 중동 수출 허가 등 호재와 악재가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AI 업종에 대한 집중 수급 속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시장의 관심이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으로 옮겨지는 가운데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가 지수 상승세를 이끌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은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 외국인은 연휴 직전의 지난 2일 코스피에서 3조1408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1조7200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2488억원어치를 담았다.
외국인이 하루 만에 3조 원 넘는 자금을 코스피에 쏟아부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역대 일일 최대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실제 다음 주부터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올 14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가 가장 큰 관심을 끈다. 앞서 13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실적을 공개한다.
해외에서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15일)과 대만 TSMC(16일)의 실적과 전망은 반도체 업황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이달 내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주요 금융주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어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이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메모리 업사이클이 더 길고 강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목표가를 종전 39만 5000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39.8% 증가한 24조 6000억원, 영업이익은 58.9% 증가한 11조 200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류 연구원은 “현재 예상보다 강한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으로 고객사와 메모리·모듈 업체들의 가격 협상에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다”며 “수급이 빠듯해지고 있는 메모리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번 사이클이 더 길고 강력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려잡았다.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시작되는 반등의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82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15% 증가하며 영업이익 컨센서스 9조8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는 엔비디아 외 고객용 HBM3E 중심 판매를 이어가겠지만 내년 이후 엔비디아를 포함한 다양한 고객사로 HBM 매출이 확대되면서 HBM 출하량이 시장 평균을 웃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