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배터리 주요 기업 미가입… 출발은 영구자석에 방점
전문적 소통 창구 필요 분명… '원오브뎀' 넘어 '대표' 될까

한국희토류산업협회(KRIA) 창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관계자들. 사진=LS전선
한국희토류산업협회(KRIA) 창립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관계자들. 사진=LS전선

[서울와이어=이민섭 기자] 지난달 한국희토류산업협회 출범 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이뤄지면서 업계의 소통 활성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영구자석 사업에 관련된 소수 기업들이 우선 가입한 가운데, 희토류 산업 전반을 포괄하고 공급망 안정화를 논의할 대표 창구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가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있는 희토류 제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국가안보실은 산업통상부·외교부 등 관계 정부 부처와 함께 '희토류 공급망 관련 경제 안보 현안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희토류산업협회는 지난달 22일 출범했고 ▲희토류 안정적 공급망 구축 ▲영구자석 등 유관 산업 생태계 조성 ▲공동 정책 제안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한다. LS전선 대표인 구본규 한국희토류산업협회장은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자립이 첨단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이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협회에는 LS전선, LS에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20여곳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희토류 관련 정책제안·규제개선 등에 대해 정부와 보다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협회 가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등 기업들이 희토류 공급망 안정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소통 채널은 여럿 존재한다. 하지만 다른 협회들은 희토류 외에도 다뤄야 할 현안이 많아 희토류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채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별 기업이 산업부와 직접 소통할 수도 있지만, 여러 기업이 각각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협회를 통해 통합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희토류산업협회가 희토류 유관 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있어 주요 기업이 빠진 현 상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회장사 LS전선과 같은 전선업계에 속한 대한전선 ▲LS전선과 에너지 인프라 산업에 함께 몸담은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업계 등은 아직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았다. 

희토류산업협회가 영구자석 사업을 하는 LS전선과 LS에코에너지 등 소수 기업 중심으로 우선 출발했고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전선은 LS전선과 함께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의 회원이지만 영구자석 사업을 하지 않고 있어 희토류산업협회 출범에 관여하거나 가입을 검토할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같이 종합상사업계에 속한 LX인터내셔널도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한국해외자원산업협회에는 가입했으나 희토류산업협회에는 미가입했다. 조성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를 봐도 2023년에 참여한 업체와 2025년에 참여한 업체의 숫자, 규모, 구성 등이 상이하다"며 "배터리산업협회도 처음부터 크지 않았고 당장 시급한 이들의 이해관계부터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배터리 2023에는 447개 업체가, 인터배터리 2025에는 688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다. 희토류산업협회가 배터리산업협회의 전례를 따라 규모를 확대하며 업계를 대표하는 소통 창구로 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