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인수자 찾기 난항에 '공개경쟁' 입찰 전환
애경산업 매각 지연, 주식매매계약 체결 안된 상태
AK홀딩스 이사회서 연기… 본계약 문제 없을 전망

홈플러스 전경. 사진=서울와이어 DB
홈플러스 전경.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든 애경산업과 홈플러스가 진통을 겪고 있다. 매각 시점이 점차 늦어지면서 정상화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오는 31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다. 본입찰 접수는 다음 달 26일로 예정됐다. 본입찰에도 인수자가 없으면 인가 전 M&A 절차는 중단되고 법원이 두 번째 추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홈플러스는 당초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M&A를 추진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공개입찰로 선회했다. 스토킹호스는 미리 선정된 매수 희망자의 제시 가격을 기준으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인수를 추가로 찾는 구조다.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가격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공개 입찰 전환으로 매수 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전히 경영 정상화에 대한 우려는 크다. 공개경쟁 입찰 시한까지 인수 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홈플러스는 다음 달 10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최종 입찰서 접수일은 내달 26일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8월 모든 점포의 전기요금 사용료(9월 청구분)를 체납하는 등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위기도 커지고 있다. 결국 정부의 지원을 통해 새 주인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도 한 잠재적 인수자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협상이 지연되면서 협상 도중에 매각방식이 법원절차에 사전에 예정된 일정에 따라 스토킹호스에서 공개입찰로 전환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스토킹호스 방식 하에서 진행해오던 잠재적 인수자와의 협의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인가 전 M&A의 성사를 위하여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뿐만 아니라 애경산업의 인수절차도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다.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AK홀딩스와 아직까지 애경산업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못했다.

당초 양측은 연내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 15일까지 SPA를 체결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태광산업은 이사회를 열고 애경산업 인수 안건을 통과시킨 반면 AK홀딩스의 이사회에선 애경산업 매각 관련 안건이 통과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K홀딩스 내부적으로 이번 거래의 세부 조건에 대해 추가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거래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으나 양측 모두 거래 성사 의지가 강해 본계약은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AK홀딩스 등은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매각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입찰 절차를 거쳐 지난달 태광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가격은 약 47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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