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투자·관세협상 타결… 현금 2000억달러·조선 1500억달러 투입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금융투자 및 관세 협정 세부안에 최종 합의했다. 

한국은 이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로 1500억달러를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에 투입하기로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경북 경주 APEC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2000억달러 현금 투자는 외환시장 안정을 고려해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분할해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 번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 추진 속도에 맞춰 달러를 투입함으로써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금융 패키지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구조와 유사하나, 한국은 연간 상한선을 설정해 보다 안정적인 방식으로 운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주도하는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는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와 장기 선박금융 제공을 핵심으로 한다. 

김 실장은 이와 관련 “우리 기업이 투자를 주도하고 보증까지 포함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신규 선박 건조 과정에서 장기 금융을 활용하면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면서도 우리 조선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협정에는 관세 인하 조항도 포함됐다. 김 실장은 “7월30일 합의 이후 적용 중인 상호 관세 15% 인하를 지속하기로 했다”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준의 인하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의약품 복제 제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으며, 항공기 부품·제네릭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는다”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관세 혜택을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이번 합의는 단순한 무역협정을 넘어 외환 안정과 산업협력, 미래 첨단기술 분야의 연계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경제 파트너십”이라며 “한미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상징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