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공정 수리 중 발생… 신고 2시간 지연 논란

포항제철소 전경.(사진=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사진=포스코)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경북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현장 근로자들이 유해 물질로 추정되는 기체에 노출돼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5일 경북경찰청과 포스코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9시께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발생했다. 포스코DX의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기기 수리를 위한 사전 작업을 하던 중 정체 불명의 기체를 흡입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4명이 호흡 곤란과 흉부 통증을 호소해 자체 응급조치 후 사설 구급차로 이송됐으나 이 중 54세 근로자 A씨가 이송 도중 숨졌다. 나머지 3명은 모두 30대로 신체 일부 화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사고 발생 2시간이 지난 오전 11시14분께서야 소방당국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특수대응단과 포항남부소방서 구조대 등 30명의 소방 인력이 현장에 투입돼 공장 배관 일부에서 불산으로 추정되는 가스 누출을 확인하고 배관을 연결·차단했다.

소방당국은 흡착포를 이용해 독성 물질을 제거한 뒤 낮 12시48분께 잔류 가스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가 발생하자 병원에서 경찰에 신고하며 사고 발생을 인지했다"며 "처음에는 유해 화학 물질 성분이 '염산 흄'(HCI fume) 또는 '질산 가스'로 알려졌으나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성분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당시 작업 환경과 보호구 착용 여부 등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포스코 측은 고용노동부가 사고가 발생한 해당 공장 라인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 3월에도 설비 수리 작업 중 자회사인 포스코PR테크 직원이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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