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고율 관세 대응… 현지 생산·공급망 확보 가속
최대 20% 지분 인수 검토… 미국시장 직접 진출 교두보 마련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30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 경영자(CEO) 서밋(Summit) '세션 10 : 탄력적이고 친환경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30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 경영자(CEO) 서밋(Summit) '세션 10 : 탄력적이고 친환경적인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고율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철강업계의 핵심 기업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Cleveland-Cliffs)에 대규모 전략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해 미국 내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동시에 공급망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지난 30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지난달 17일 포스코와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이번 협력으로 포스코가 미국 내 기존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자사 제품이 미국의 무역·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회사 지분의 최소 20%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시가총액은 약 60억달러(약 8조6000억원)로, 포스코가 20% 지분을 인수할 경우 1조7000억원 안팎의 투자금이 필요하다. 최종 계약은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체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거래는 내년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셀소 곤살베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포스코를 가족으로 맞이해 양사의 자원과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내 우리의 현 고객에게 미국산 철강을 공급하고, 미국에서 그동안 쌓아온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포스코그룹 역삼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 역삼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홀딩스는 이미 현대제철과의 합작 형태로 루이지애나주에 연 270만톤 규모의 자동차강판 전용 제철소를 신설하기로 결정했지만 상업 가동은 2029년으로 예정됐다. 이에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투자는 단기간 내 미국시장 공급망을 확보하고 관세 부담을 회피할 수 있는 ‘즉시 대응 카드’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 검토는 일본제철이 US스틸 지분을 인수해 미국 내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한 전략과 유사한 성격”이라며 “포스코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 국면에서 신속하게 실효적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본사를 둔 미국 최대 철강사 중 하나로 고부가 자동차 강판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US스틸과 함께 미국 내 철강산업의 양대 축으로 꼽히며 GM·포드·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소재를 공급한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MOU와 관련해 “전략적 투자와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규모나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6조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3분기까지 총 7건의 구조조정을 통해 약 4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며 “2027년까지 1조2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미국 현지 생산 체계 강화와 공급망 자립화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 흐름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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