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소프트뱅크·버리까지… '매도 행렬'
19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오픈AI 거래 주목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AFP/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AFP/연합뉴스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거품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큰손들이 엔비디아 지분을 잇달아 처분하며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열풍의 대표 수혜주로 꼽혀왔지만 최근 잇따른 매도 행렬은 기술주 전반에 대한 경계심리와 함께 AI 투자 사이클의 정점 도달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이하 현지시간) 페이팔과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이 운영하는 틸 매크로 펀드는 지난 3분기에 엔비디아 지분 약 9400만달러(약 1374억원)어치를 전량 처분했다. 시장분석업체 인사이더스코어에 따르면 이는 해당 펀드 내에서 3분기에 일어난 최대 규모의 자금 이동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틸 외에도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지분을 축소했다고 전했다. 3분기 동안 909개 헤지펀드 중 160곳이 엔비디아 주식을 줄였고 161곳만이 매수에 나섰다.

앞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도 지난달 엔비디아 보유 지분 3200만주를 전량 매각했다. 또 영화 ‘빅쇼트’ 실존 인물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도 자신이 이끄는 헤지펀드를 통해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사실을 공개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지출이 장기간 고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5조달러(약 7310조원)를 돌파한 이후 월가에서는 AI 낙관론과 거품론이 팽팽히 맞서며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19일 장 마감후 발표될 예정인 엔비디아의 실적은 향후 AI 투자 흐름을 가를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3분기 예상 매출은 549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25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56% 증가가 기대된다. 내년 1월 분기 가이던스는 614억4000만달러로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아티프 말릭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오픈AI와의 거래가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AI 자본지출에 대한 부채 구조와 순환적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본질적으로 AI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엔비디아의 수요가 여전히 견고한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만약 칩 수요 전망이 조금이라도 하향 조정되면 시장은 이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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