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 물류센터 화재, 인명피해는 없어
뉴발란스·스파오 등 제품 1100만개 이상 보관 추정
재산종합보험에도 타격은 불가피… 성장세 급제동
배송지연·환불 피해 예상… "정상화 위해 노력할 것"

화재로 건물 붕괴된 천안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화재로 건물 붕괴된 천안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충남 천안에 위치한 이랜드패션 대형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그룹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재해에 따른 손실은 물론 성장에도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6시8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소재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내부에 쌓여 있던 의류 등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건물 지상 4층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화재 당시 건물 내에 경비원 1명, 당직 근무자 2명 등이 있었으나 경보 발령 후 모두 대피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해당 물류센터는 지하 1층·지상 4층에 연면적이 축구장 27개 넓이와 맞먹는 19만3210㎡에 달한다. 2014년 준공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하루 최대 5만 박스, 연간 400만∼500만 박스를 처리하는 시설이었지만 갑작스러운 화재로 의류, 신발 등 제품 1100만개 넘게 보관돼 있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뉴발란스와 스파오, 후아유 등 이랜드 브랜드 10곳의 상품 전체가 집결되는 곳이었다.

소방당국의 노력으로 화재는 대부분 진화된 상태이며 국과수에서 CC(폐쇄회로)TV를 확보해 화재 원인을 규명 중이다. 최초 발화 지점은 3~4층 부근임이 확인됐다.

이번 화재로 건물은 절반 이상 무너진 채 전소되면서 이랜드는 상당한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쿠팡과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물류센터 화재로 수백억~수천억원대 영업외손실을 반영한 뒤 적자를 면치 못했다.

쿠팡은 2021년 덕평물류센터(12만7000m²) 화재 당시 재해손실로 3179억원을 인식하며 326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5년 김포 물류센터(6만2000㎡) 화재의 여파로 2098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영업적자로 전환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물류센터가 재산종합보험에 가입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산종합보험은 일반 화재보험보다 보상 범위가 넓지만, 피보험자의 과실이 인정되면 면책 사유가 될 수 있다. 다만 보험이 인정돼도 손실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3조9843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31.7% 오른 2024억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성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성수기인 연말 특수를 누릴 수 없게 됐고 배송지연 및 환불 등으로 상당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부문은 이랜드 전체 매출의 51%를 차지하는 만큼 매출 공백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물류를 준비해 대응 중이다. 인근의 이랜드리테일 물류센터를 비롯해, 부평, 오산 등 그룹 관계사의 물류 인프라와 외부 물류 인프라를 임차해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국 매장에 이미 겨울 신상이 대부분 출고된 상황이며, 신상품은 항만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해 대응이 가능한 상태다. 이랜드는 자가 공장의 생산 속도를 높이는 등 영업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고객의 주문 중 일부는 취소 처리됐으며 추가 취소가 필요한 주문에 대해서는 고객센터를 통해 개별 안내드릴 예정"이라며 "추가로 매장 및 타 물류 인프라를 통해 발송이 가능한 상품은 순차적으로 출고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정됐던 블랙프라이데이 및 행사의 진행 여부는 브랜드별로 상이할 것으로 보여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예기치 않은 화재로 인해 어려움이 많지만 정상화를 위해 이랜드 모든 임직원이 최선을 다해 애쓰고 있다. 하나 된 모습으로 극복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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