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 TF 만들고 관련 조직 격상 잇달아
한투證 MTS에 '안전 투자 알림' 기능 도입 등
금융당국·증권사 IMA 출시 전 점검 등 선제적 조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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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개인투자자 증가로 인한 리테일(개인 고객) 실적 확대 및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에 증권사들이 소비자 보호 조직 확대 및 관련 서비스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연이은 금융사고 등에 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주가조작' '불완전 판매' 등 시장 공정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패가망신시키겠다"는 식의 초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테일 부문의 수익 창출력이 증권사 '경쟁력'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개인 고객 자산은 일단 유입되면 쉽게 이탈하지 않는 특성에 신뢰성이 중요해진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은 종합투자계좌(IMA), 발행어음 등 신사업에 나선 증권사에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고 있어서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2조원 클럽 진입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글로벌 특화 상품 공급을 강화하며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액을 크게 늘린 점이 호실적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의 개인 금융상품 잔고는 올해 2분기 76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다만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미공개정보 이용 등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증권사들이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와 소비자보호 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달 전(全) 임원의 국내 상장주식 매매를 전면 금지시키고 이어서 미공개정보 이용 관련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는 내부 제보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준비해 내부 제보자의 신분 노출에 대한 임직원의 우려를 해소하고 제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자금세탁방지(AML) 기술로 프로젝트 관련 임직원이 지닌 모든 증권 계좌와 가족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상거래까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이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지난달 NH투자증권 소속 A 임원 등 4명이 최근 2년여간 상장사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약 2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을 한 것에 따른 조치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과거 판매한 ‘벨기에 펀드'가 589억원 전액 손실로 이어지는 등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지난 10일 김성환 대표 직속으로 '소비자보호 태스크 포스(TF)'를 신설해 소비자보호 기능과 내부통제 강화에 나섰다.

또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안전 투자 알림’ 기능을 도입하는 한편, 상품 설계부터 판매·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친 제도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자가 단기 매매, 집중 투자, 신용 거래 등 위험도가 높은 투자 패턴을 보일 경우 화면에 경고 문구가 나타난다.

사진=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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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신한투자증권 또한 올해 초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프로세스혁신본부와 준법지원팀 신설하고 운영리스크관리팀을 새로 꾸려 전사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였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달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 보호 강화의 일환으로 소비자보호본부를 부문으로 승격한 바 있다.

업계에선 금융당국 등 정부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관련 조직 규모를 확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종합투자계좌(IMA) ‘1호’ 사업자로 지정된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과 발행어음 라이선스를 획득한 키움증권에 관련 상품 판매 과정에서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다음 달 초 출시될 1호 IMA 상품과 관련해 금감원은 금융투자협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상품 위험을 점검하기로 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선다.

금웅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투자자 민원 및 분쟁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증권사들이 소비자 중심 경영에 소홀하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뒤 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관련 직원과 조직 확충이 본격화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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