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 등 상장 첫날 급등 기업 줄이어
예비심사 신청 4건→9건 '증가세'
케이뱅크·에식스솔루션즈 '대어급' 상장 채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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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이달 들어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뚜렷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기관 의무보유확약 물량 확대로 잠시 주춤했지만 신규 상장 종목들이 잇달아 따블(공모가의 2배)', '따따블(공모가의 4배)' 흐름을 연출하면서 조(兆) 단위 대업급 기업들이 공모 채비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6종목 모두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두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노타는 상장 첫날 공모가(9100원) 대비 240% 이상 오른 3만1000원에 마감하며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을 훌쩍 넘어서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7일 코스닥에 입성한 이노테크는 상장일 공모가(1만4700원) 대비 300% 오른 5만8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했고, 두 번째 거래일에도 상한가(29.93%)로 마감했다.

지난 3분기까지만 해도 상장일 종가 기준 주가 상승률 300%인 종목이 1개에 그쳤고 대부분 상장 종목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이 100% 미만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4000선 돌파로 증시 대기 자금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기관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제도 강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0조27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일 88조270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이달 내내 80조원 유지하고 있다.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제도로 새내기주들의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이 기존 대비 크게 줄어든 영향도 있다. 해당 제도는 기관투자자에게 일정 비율의 주식을 우선 배정하는 대신 중장기 보유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실제 노타의 기관 의무 확약비중은 91.8%, 89.3% 높았으며 이에 따라 현재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 대비 각각 32.5% 19.2% 수준에 불과하다.

사진=케이뱅크
사진=케이뱅크

이렇게 IPO 시장의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상장 채비에 나선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신규상장 예비심사 신청 건수(스팩 제외)는 지난 7월 15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8월 5건, 9월 4건, 10월 4건 등으로 저조했으나 이달 들어 9건을 기록하며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케이뱅크와 같이 상장에 재도전하는 기업이나 무신사 등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내면서 연말에도 IPO 시장이 활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은행 1호인 케이뱅크는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앞서 2023년2월 투자심리 위축 등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보다 부진해지자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이번에는 공모가를 낮추는 등 공모 구조를 일부 개선해 상장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또한 LS그룹의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도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미국 현지에서 전력 인프라용 에너지 권선(magnet wire·코일 형태로 감긴 전선)의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이 외에 기업가치 10조원이 예상되는 무신사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고 구다이글로벌(조선미녀), CJ올리브영 등도 조만간 상장 절차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IPO 시장은 지날 달의 관망세에서 벗어나 시장은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7월 이후 IPO 시장에 적용되는 다양한 규정이나 정책들에도 불구하고 에스투더블유 및 명인제약의 성공적인 IPO 영향으로 본격적인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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