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사업 유지하며 글로벌 투자·산업 전략 결정 기여까지
충남연구원-장쑤성 사회과학원 교류에 산학협력 확대 여지

[서울와이어=이민섭 기자] LG화학이 중국 장쑤성 우시에서 사업 기반을 유지하며 현지의 산업 발전 방향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다. 중국 우시와 충남 양쪽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LG화학이 양 지역의 연구기관들의 협력 모색 움직임과 맞물려 산학협력 및 한·중 경제협력 확대에 장기적으로 기여할지 주목된다.
24일 우시 하이테크산업단지(WND)에 따르면 LG화학과 SK하이닉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국제자문위원회 연례회의'에 참석했다. LG화학은 우시에 ▲석화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사와 협력사를 대상으로 제품 개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설비 개조 등에 대한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 조직 '테크센터'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고 현지 풍력·태양광 전력판매사로부터 재생에너지를 수급하는 '우시 양극재 공장'을 운영한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현지 사업장을 보유한 핵심 경제 주체로서 이번 회의에 참여해 지역 발전 방향과 산업 정책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신규 국제 자문위원사로 위촉돼 글로벌 투자·산업 전략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위치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WND는 2026~2030년 우시 지역의 산업 발전, 기술 혁신, 글로벌 투자 유치 전략을 담은 중장기 로드맵 '제15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목표로 첨단 기술 육성, 산업 체인 협업, 외자 유치 확대 등을 설정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도 장쑤성과 LG그룹에 관심이 크다. 중국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23년에 장쑤성의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 국가 권력기관·입법기관) 대표로 선출됐고, 지난 3월에는 장쑤성이 경제 대성으로서 산업 혁신 융합 추진의 선봉에 서고 심층적 개혁과 높은 수준의 개방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빈 방한했던 시 주석을 지난 1일 만났다. 황영신 LG화학 중국BS그룹장 상무는 "중국은 LG화학의 글로벌 매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상당수의 중국 화학 기업들이 LG화학과 현지 생산에 깊이 통합돼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이 현지에서 소통 채널을 확대하는 가운데 대산공장이 있는 충남 지역도 중국 장쑤성과 교류를 확대한다. 충남연구원과 장쑤성 사회과학원은 지난 9월 국제학술교류협약을 체결했고 한중 양국 간 경제무역·산업 등 협력 추진을 위한 연구과제 발굴 및 공동 연구 등을 추진한다.
박경철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충남과 장쑤성은 그동안 교류를 많이 못했으나 산업 구조 등에서 비슷한 부분과 협력할 것이 많다"며 "교류가 더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양 기관의 협력이 진전 여부에 따라 중국 우시와 충남 서산 양 쪽에 사업장이 있는 LG화학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산학협력도 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