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만주 스톡옵션 행사, 차익 23억달러
블룸버그 “머스크, 소득세 납부 위해서”

11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15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 후 93만 가량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6일 자신의 지분 매각을 두고 여론의 찬반 논쟁을 일으키며 논란을 빚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15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 후 93만 가량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6일 자신의 지분 매각을 두고 여론의 찬반 논쟁을 일으키며 논란을 빚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자신의 트위터에 지분 처분 관련 글을 올려 논란을 빚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제로 주식을 매각해 2조원 이상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215만4572주 규모의 테슬라 보통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이 중 93만4000주를 약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주당 6.24달러이며, 이날 테슬라 종가는 1067.95달러다. 종가 기준 전체 주식 매각 금액은 23억100만달러(약 2조7255억원)며, 행사에 따른 차익은 22억8800만달러(약 2조7127억원)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이번 머스크의 주식 매각은 소득세 5억9000만달러 납부를 위한 것이며, 스톡옵션 행사는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측도 공시를 통해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된 원천징수 의무조항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10% 매각에 대한 온라인 찬반 설문을 올렸다. 해당 글이 올라오고 약 350만명의 인원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58%가 찬성했다.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주가는 급락했다. 9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11.99% 내린 102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4.84% 하락해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었다.

주식하락으로 테슬라 시가총액은 1990억달러(약 234조원)가 증발했다. 머스크의 재산 가치도 이틀 만에 500억달러(약 59조원)가 사라졌다. 현재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17%를 보유 중이다. 

이 당시 미국 투자은행 튜더피커링의 맷 포틸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가가 매우 고평가된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주식을 매도할 명분을 제공했다”고 옹호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증권거래위(SEC)가 이번 투표를 문제 삼는다면, 머스크는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대중에게 미리 설명하며 충격을 줄였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주식 매도로 고민이 커졌다. 머스크 행보에 급락한 주식을 지금이라도 매도해야할지,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추가 매수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속칭 ‘서학개미’들이 가장 큰 비중으로 보유한 주식은 테슬라로 지난 9일 기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47억달러어치(약 17조3221억원)를 보유 중이다. 두 번째로 많이 투자한 애플(41억달러)의 약 3배에 달한다.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 보유 잔고 1위가 테슬라인 만큼 서학개미들은 머스크의 기행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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