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지수 7개월 연속 최고치
10월 소비자물가 9년9개월 만에 최고
3분기 소비지출 10년 만에 최대폭 늘어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생산자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와 약 한두 달 간의 시차를 가지는데, 10월 생산자물가가 뛴 만큼 11월 소비자물가도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의존도가 높은 미국과 중국의 생산자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0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12.21으로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우리나라 생산자 물가가 7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자물가도 꾸준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3.2% 올라 9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선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류 제품의 가격 상승률은 27.3%로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공공서비스, 개인 서비스, 집세 등 서비스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로 휴대전화료가 25.5%, 공공서비스가 5.4%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2.8% 올라 2012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체감물가를 설명하는 생활물가지수도 4.6% 올라 2011년 8월의 5.2%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물가상승 추세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로 5개월 연속 5%를 넘어섰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4%로, 13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고, 특히 독일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30년 내 최고 수준이었다.
현재 세계적인 물가상승 추세는 기본적으로는 경기회복 때문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작년 -3.2%에서 올해 6%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물가 상승 영향 등으로 3분기 소비지출은 10년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통계청이 지난 18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은 472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8% 증가했다.
가계지출 증가 폭은 2010년 3분기 이후 11년 만에, 소비지출 증가 폭은 2011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컸다. 다만 실질 소비지출의 경우 2.2% 느는 게 그쳤다. 이는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가격이 오른 영향이, 실제로 소비 규모를 늘린 것보다 지출 증가에 더 크게 작용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5.7% 늘었지만, 가격이 상승한 유제품과 과일, 육류 등의 영향으로 실질 소비지출은 0.6% 느는 데 그쳤다. 기름값 상승으로 주거·수도·광열 항목에서 연료비 지출이 14.1%로 크게 증가했고, 교통 지출 중 운송기구 연료비 역시 16.4%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