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우리사주 차등 배분… 600~1400주
공모가 최상단에 따상 기록시 주가 78만원
LG화학 투자자·임직원들 박탈감 커진 상황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도 ‘상장 대박’ 기대감이 커진다.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확정되면 최대 4억원 이상의 목돈을 한 번에 거머쥐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LG에너지솔루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임직원은 9300여명이다. 이들은 근속 연수나 직급 등에 따라 인당 우리사주를 600~1400주 가량 배정 받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9조제15항제3호’에 따라 기업이 상장하면 발생 신주의 100분의 20은 우리사주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전체 공모 물량 4250만주 가운데 850만주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가 희망 범위는 25만7000~30만원으로, 우리사주조합 배정주식의 총액은 2조1845억~2조5500억원에 달한다.
공모 희망가 최상단(30만원) 기준으로 보면 직원들은 1억8000만~4억2000만원 어치의 공모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을 기록한다면 평가차익만 2배가 넘는다. 4억2000만원 어치(1400주) 우리사주 청약을 넣은 직원은 주식 가치가 10억9200만원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하루만에 6억7200만원의 차익을 챙기게 되는 셈이다.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1경5203조원의 주문금액이 몰리며, 상장 후 따상 기대가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2023대1로 코스피 수요예측 역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우리사주 청약률 또한 90%를 웃돈 것으로 전해진다. 청약금 납입은 이날까지이며, 실제 청약은 18일에 진행된다.
이미 임직원들 사이에선 따상은 기정사실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수요예측 대박난 거 보니 상장 후 따따블 가겠죠” 같은 글이 올라왔다.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은 보호예수기간이 1년이라 주식취득 후 곧바로 매도하지 못한다. 이들에게는 향후 주가 흐름이 더 중요하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후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본다. 최종경 흥국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단순 2차전지 제조뿐만 아니라 폐배터리 리사이클 과정에서 축적된 배터리 사용·재활용 데이터를 활용해 전기차(EV) 배터리 진단 서비스, 배터리 인증 서비스, 중고 배터리 거래서비스 등의 신사업 모델의 확장을 추진 중”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팀장은 “최대주주인 LG화학과 우리사주의 합산 지분율은 85.5%로,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 비중은 14.5% 이하”라며 “기관 배정 물량 중 보호예수 물량까지 고려 시, 14.5%보다 훨씬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 유통 가능 물량이 상당히 적다는 점과 상장 후 각종 지수편입이 확실시 된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혜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CATL대비 높은 할인률은 점차 축소될 전망”이라며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로 경쟁사 대비 수익성 개선은 다소 더딜 수 있으나, 2024년부터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대규모 시설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은 지난해 예상 1조5000억원에서 2025년 3조5000억원까지 늘어나나 이후 점차 경감될 것”이라며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한자릿수 중반에서 2025년에는 한자릿수 후반까지 개선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분위기가 뜨거운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모회사인 LG화학 투자자 사이에선 불만이 높다. 주력이던 배터리 사업 부문을 분리한데다, 상장까지 진행하면서 모회사를 빈 껍데기로 만들었다는 비판이다.
이날 LG화학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17% 내린 7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주가는 25.36% 추락했다. 지난해 1월14일 장중 105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던 주가는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12월30일 61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신고가 기준 하락률은 41.43%에 달한다.
LG화학 임직원들도 물적 분할에 따른 우리사주 배정 대상에서 제외되며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동안 타 사업 부문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배터리 사업을 키웠는데 정작 수혜는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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