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PO 상장 이후 수급부담, 적은 유통물량 등 감안해야
단기자금 비롯, 채권시장 전반에서도 금리 출렁일 수 있어

18~19일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공모 청약이 진행된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단위의 자금이 쏠린 만큼 일반 공모 과정에서도 상당한 자금이 몰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LG엔솔이 당분간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신한금융투자 제공
18~19일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공모 청약이 진행된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단위의 자금이 쏠린 만큼 일반 공모 과정에서도 상당한 자금이 몰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LG엔솔이 당분간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신한금융투자 제공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됐다. 당분간 국내 금융증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관건은 LG엔솔의 공모와 상장에 따른 증시 자금 공백 현상이다. LG엔솔은 현재 시장의 블랙홀과 다름 없다. 이미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단위를 기록했다. 일반 공모 과정에서 개인의 자금도 최소 100조원 이상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의 돈이 움직이면서 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18일 국내 전문가들은 LG엔솔의 상장으로 인해 당분간 증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 될 것이라 점쳤다. 공모과정과 상장 후에도 자금이 움직이면서 여타의 종목에서 단기매물 출회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단기자금을 비롯, 채권시장 전반에서도 금리 변동성에 주의할 것을 요구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의 공모가가 밴드 상단인 30만원으로 확정된 가운데 주요 지수의 조기 편입 및 패시브펀드, 2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입 수요가 기대된다”면서도 “대형 기업공개(IPO) 상장 이후의 수급 부담, LG엔솔의 적은 유통물량, 기존 시총 상위 기업의 순위 변동 등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엔솔의 일반 공모 규모는 12조8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SK아이이티(IET)의 IPO 일반청약 당시 2조2460억원 규모의 공모에 증거금 80조원이 몰린 바 있다. 전례를 감안시 이번에는 자릿수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LG엔솔은 이미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과정에서 경쟁률 2023대1을 기록했다. 증거금은 1경5000조원이 모였다. 국내 IPO 역사상 경 단위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일반 공모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이전 상상을 초월한 수준의 자금이 모일 가능성도 있다.

상장 후에도 LG엔솔로의 자금 이동이 지속될 수 있다. LG엔솔의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수의 14.5%에 해당하는 3400만주에 불과하다. 물량이 적은 만큼 청약에 참여하지 못한 개인과 기관의 수급이 쏠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LG엔솔로 인해 증권시장에 수급 불균형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분간 시장 전반에 단기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다. 

증권시장 뿐 아니라 단기자금시장, 나아가 채권시장 전반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엿보일 전망이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IPO 규모가 커지면서 청약예수금이 단기자금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됐다”며 “지난해 있었던 대형 IPO 내역을 보면 당시 50조~80조원이 일시에 증권사로 납입됐고, 이 자금은 대부분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유동자금에서 유입되면서 단기자금이 급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로 유입된 청약 증거금은 한국증권금융으로 예치된다. 이후 청약이 종료될때까지 한국증권금융은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 예금(MMDA)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로 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이어 “대규모 단기자금 변동은 시장 금리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며 “지난해 IPO 당시 청약일을 기점으로 단기자금 40조~60조원이 유출입됨에 따라 RP금리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당시 RP금리는 하루 이틀 사이에 5~20베이시스포인트 내외의 큰 진폭을 보였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청약 기간 이후에도 자금 유출입에 따라 단기금리에 영향을 미친다”며 “지난주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와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단기자금 시장 변동성 확대는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주는 단기자금을 포함해 채권시장 금리 변동성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엔솔은 18~19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KB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을 통해 청약이 가능하다. 
 
LG엔솔은 일반 청약자에게 전체 공모 주식의 25%인 1062만5000주를 배정했다. 이 중 50%는 10주 이상을 청약한 투자자에게 주식을 똑같이 나눠주는 균등 방식으로, 50%는 청약한 주식 수와 증거금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 방식으로 배정된다. 10주를 청약하려면 증거금으로 청약 금액의 50%인 150만원을 내야 한다.
 
증권사별 보유 물량은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이 486만9792주(배정 비율 45.8%)로 가장 많다. 이어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243만4896주(22.9%)를 갖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신영증권이 각 22만1354주(2.1%)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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