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승계 원칙 깬 여성 경영인... 취임후 흑자전환 성공
'남매의 난' 이후 구 부회장 대표이사 올라
코너 몰린 구본성 전 부회장 "경영에서 손뗀다"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아워홈이 구본성 전 부회장을 횡령·배임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남매간 경영권 다툼에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구 부회장은 취임 이후 아워홈 흑자전환에도 성공하면서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의 그림자를 지우고 아워홈 대표로 확실하게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5년만에 왕좌로 복귀한 구지은 부회장
구 부회장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로 LG패밀리의 장자승계 원칙을 깬 여성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포커스를 받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인사관리 석사를 마친 후 삼성인재개발원과 글로벌 컨설팅 회사 와슨와이어트코리아에서 근무했던 구 부회장은 2004년 아워홈 입사 후 구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일구는데 일조했다.
구 부회장은 4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 일찌감치 후계 1순위로 지목됐다. 그러나 장자 승계를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약 1년만에 구 전 부회장에게 밀려 계열사인 캘리스코로 물러났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구 부회장은 이사회 결정에 따라 아워홈으로 복귀했다. 이는 구 전 부회장의 방만 경영과 보복운전 논란 등이 불거진 가운데 2020년 아워홈이 93억원 영업적자를 내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 부회장은 취임 6개월만에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물류센터와 주요 점포를 수차례 방문하며 현장 경영을 확대한 구 부회장의 경영혁신이 성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72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목표는 매출 2조원 달성이다. 구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과거 아워홈이 가졌던 혁신 DNA와 좋은 전통을 잊었던 지난 몇 년간 경쟁자들은 한발 앞서갔다”며 “업계를 선도했던 ‘강한 1등 아워홈’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남매의 난’ 끝? 후계 굳히는 구 부회장
구 전 부회장은 동생인 구 부회장과 일명 ‘남매의 난’을 겪다 지난해 6월 경영에서 손을 뗐다. 당시 세 자매가 힘을 합쳐 구 전 부회장의 대표 해임안을 통과시켜 재계에선 남매의 난으로 불렸다.
아워홈은 창립자인 구 회장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한 회사다. 지분 구조를 보면 구 전 부회장이 38.66%로 최대주주다. 세 자매의 지분율은 구 부회장이 20.67%로 가장 많고 장녀 미현 씨 19.28%, 차녀 명진 씨가 19.6%를 각각 보유 중이다. 세 자매의 합산 지분이 59.55%로 절반을 넘는다.
앞서 구 전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하차한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지난해 6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세 자매가 힘을 합쳐 오빠인 구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시키고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후에도 남매간 싸움은 계속됐다. 지난해 11월 아워홈은 구 전 부회장이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보다 많이 받은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아워홈 측은 경영권 변동 이후 실시한 감사에서 구 전 부회장의 배임·횡령 혐의를 발견했다는 입장이다.
경영권 다툼에서 밀린 구 전 부회장은 7일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횡령·배임 혐의로 피소된 것에 대해서는 구 부회장 취임 후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만한 것들을 꺼내 고소한 것이라며 혐의가 없다는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전 부회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아워홈의 정상 경영과 가족의 화목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보유 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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