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신임 회장과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전례에 따라 기술과 후학 양성 등의  후방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신임 회장과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전례에 따라 기술과 후학 양성 등의  후방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삼성전자의 사상최대 매출을 이끌고 막후로 사라진 김기남, 고동진, 김현석 등 트로이카의 근황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중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지휘하나 나머지 두명은 사업 일선에서 물러난 뒤 별도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들이 세운 지난해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 덕분에 그룹의 인재 양성 등 후방 지원에 투입될 것으로 봤다.

김 신임 회장은 승진 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맡아 신기술 혁신과 후학 양성에 집중한다. 그는 삼성전자 DS 부문 재직 동안 역대 최대실적과 글로벌 1위 도약 등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권오현 전 회장 이후 4년 만의 회장 승진자가 됐다. 전문경영인 출신으로서는 8번째 회장이다.

김 신임 회장이 재직한 동안 삼성전자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 전체 매출 279조원, 영업이익 51조6000억원 등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등 3대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덕이다. 특히 반도체는 김 신임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성장했다는 평가다. 

반도체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4조1600억원, 2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2%, 55.2%씩 올랐다. 반도체 슈퍼호황 때인 2018년(86조2900억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김 신임 회장뿐만 아니라 고 전 사장과 김 전 사장도 각자 부문 실적을 이끌었다. IM(IT·모바일)부문 매출은 109조2500억원, 영업이익은 13조6500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9.7%, 19.0% 올랐다. CE(소비자가전)부문은 매출 55조8300억원, 영업이익 3조6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5.9%, 2.5%씩 증가했다.

트로이카의 활약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액 300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6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매출 300조원은 매출 규모가 큰 에너지·유통·금융업체를 제외하면 애플, 폭스바겐, 토요타 정도만 달성한 기록이다.

김 신임 회장의 승진도 이런 실적 기여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 신임 회장 삼성전자 성장 주역이면서 42년 동안 몸 담은 삼성맨으로 꼽힌다. 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기술팀에 입사한 그는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삼성전자종합기술원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겸 올레드(OLED) 사업부장, 메모리사업부장, 반도체 총괄 겸 시스템 LSI 사업부장, 반도체 총괄 사장 등을 맡았다.

단 고 전 사장과 김 전 사장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회장은 최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등과 함께 한국공학한림원 2022년 신입 정회원이 됐다. 단 김 전 사장의 외부 활동은 알려지지 않았다. 

재계는 전례에 따라 삼성전자를 후방 지원할 것으로 봤다. 관계자는 “퇴임 전례를 살펴보면 고 전 사장도 현재 자리에서 물러난 뒤 삼성전자를 후방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여러 현안을 살피고 조언하는 고문 등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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