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역량강화 위해 파트십 확대·대규모 투자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 1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
국산 항암 신약 최초 1000억 이상 매출 달성 기대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사진=유한양행 제공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사진=유한양행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혁신적 신약개발로 세계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해 글로벌기업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이 CEO메시지에서 한 말이다. 

지난해 약 1조7750억원으로 사상최대 매출을 달성한 ‘유한맨’ 조 사장이 신약개발에 속도를 붙이면서 2조 클럽 입성을 위해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제약업의 전통적인 사업전략인 신약 개발로 승부를 본다는 계획이다.
 
◆혁신신약 개발 위해 에이프릴바이오·프로젠 등에 투자 단행 

평사원으로 유한양행에 입사한 그는 전문의약품(ETC) 영업1부장, 마케팅 상무, 약품사업본부장 전무, 경영관리 본부장 등 요직을 거쳐 입사 34년 만인 2021년 3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른 ‘유한맨’이다. 경영관리본부장 재임시 보여준 리더십과 적극적인 신약개발 추진 의지가 조 사장 선임 배경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취임 직후 신약개발 역량강화를 위해 파트십 확대와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2021년 3월 그는 항체 신약 전문기업 에이프릴바이오(에이프릴)에 100억원을 추가 출자하고, 공동연구 신약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이프릴은 인간 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획득할 수 있는 항체라이브러리 기술과 약효단백질의 혈청 내 반감기를 증대시키는 지속형 원천 기술(SAFA) 등을 보유한 혁신신약 개발업체다.

에이프릴의 연구역량을 높이 평가한 그는 유한양행의 항암 표적 기술과 에이프릴의 SAFA 기술을 접목한 신약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타겟물질은 임상1상 시험계획 승인을 획득한 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혁신신약 개발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조 사장은 최근 다중 표적 항체 기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프로젠을 인수했다.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프로젠과 함께 구축해 신약개발 역량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타깃 항체치료제 등 차세대 혁신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렉라자,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

조 사장은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적응증 확대도 준비 중이다. 2021년 1월 조건부 허가를 획득한 렉라자는 그해 8월부터 2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2차 치료제는 동일 질환에 다른 치료제를 먼저 처방한 후 환자에게 효과가 없을 때 사용이 가능한 의약품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달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렉라자정80밀리그램(성분명:레이저티닙메실산염일수화물) 품목허가 변경을 신청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조 사장은 1차 치료제로서 레이저티닙의 유효성이 확인된 만큼,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활성 EGFR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는 렉라자가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처방되면 국산 항암 신약 최초로 1000억원 이상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 렉라자 매출은 약 400억원대로 알려졌다.  

임상결과도 긍정적이다. 일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0.6개월을 보였다. 비교 대상 약물은 9.7개월로 레이저티닙 투여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시킨 걸로 나왔다. 투여 이후 발생한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은 비교대상 약물 투여군과 같은 약 5%다.
 
업계 관계자는 “1차적으로 처방이 안되기 때문에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전환되면 유한양행의 매출 2조 클럽 가입이 가능할 것 보인다”고 말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렉라자의 국내 1차 치료제 및 보험등재 여부에 따른 처방 수 급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적 고성장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설명했다.

혁신신약 개발과 자사 대표 신약 렉라자 적응증 확대로 신약에 올인한 조 사장의 전략이 매출 2조 돌파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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