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포스코그룹 내 철강사업 마케팅 총괄
마케팅 담당 중 처음으로 사장자리에 올라
글로벌 친환경 종합회사 도약 목표로 삼아
'상사+에너지부문', 시너지 창출 주력할 듯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정탁 부회장이 포스코그룹 내 에너지계열사를 흡수해 통한법인으로 출범한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네공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정탁 부회장이 포스코그룹 내 에너지계열사를 흡수해 통한법인으로 출범한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네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합병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이끄는 정탁 부회장이 ‘글로벌 친환경 종합회사’로 전환을 목표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한창이다.

정 부회장은 통합 출범 원년을 맞은 회사의 초대 대표이사로서 미래 성장을 목표로 한 대규모 투자 등에 나설 방침이다. 또 그는 대대적인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등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넓혀 관련된 연구활동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정 부회장은 탄소포집·저장(CCS) 사업 착수에 이어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PLA) 리사이클링사업 진출도 선언했다. 기업에 미래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통합법인 초기 수장으로서 현재 그가 맡은 중책은 합병된 사업 간 유기적인 조화와 앞으로 회사의 캐시카우가 될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이다. 사업분야도 기존 대비 확장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 역시 더욱 탄력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순혈주의' 타파, 외부인사 첫 부회장 타이틀 

정 부회장은 포스코그룹의 순혈주의를 깬 인물로 유명하다. 포스코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외부인사 출신으로는 첫 부회장 타이틀까지 달았다. 그만큼 최정우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그룹 지주사 출범과 함께 사업회사 포스코가 신설됐을 때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외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는 정 부회장은 그룹의 주력인 철강제품의 해외 판매 등을 줄곧 책임져왔다. 

과거 대우그룹의 상사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 재직 당시 쌓아온 역량이 포스코에 합류한 뒤 빛을 발했고, 그 결과 포스코의 핵심인 철강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사업회사인 포스코가 분리됐을 때 초대 대표이사 겸 사장에 선임된 것도 정 부회장이 올린 성과 덕분이다. 

친환경차 제품·솔루션 통합 브랜드 ‘이 오토포스’, 프리미엄 강건재 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 등이 그가 선보인 대표작이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에 대해 영업 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췄으며,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과 포스코에서 오래 몸담으면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인물로 평가한다.

보수적인 포스코 조직문화에서 마케팅부문 담당 출신 중 사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 그가 최초라는 점은 이를 대변한다. ‘정통 포스코맨’ 위주로 구성된 그룹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인물도 정 부회장이 처음이다. 

특히 그는 철강사업과 상사부문을 오가며 그룹에 ‘친환경사업’ 밑거름을 뿌렸다. 실제 정 부회장은 다수 브랜드를 내놓고 철강사업 본연의 경쟁력 부각은 물론 친환경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놨다.

월드프리미엄(WP) 개념을 도입하는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마케팅에 주력한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고, 정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승승장구했고 최정우 회장의 신임까지 얻으며 그는 친정으로 여겨지는 포스코인터내셔널로 돌아왔다. 

올해 1월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해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회사의 초대 대표로 공식 취임한 그는 “에너지, 철강, 식량, 친환경 미래사업에 트레이딩 역량을 가미하고 과감한 투자로 경쟁력을 공고히 해 종합상사에서 글로벌 종합사업회사로 진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통합법인 출범 원년을 맞은 회사를 이끌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비롯한 상사와 에너지부문 시너지 창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통합법인 출범 원년, 사업 다양성 확보 초점

연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의 실적을 낼 수 있는 거대기업의 탄생으로 회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궁극적으로 상사라는 기존 범주에서 벗어나 에너지사업이란 새로운 무기를 달게 됐다. 

종합사업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정 부회장이 초대 대표로 선임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가 지닌 노하우가 합병된 회사의 시너지를 내고 신사업 조기 안착을 이끌 것이란 기대도 작용했다. 

사실상 제2 성장을 주도할 적임자라는 평가로 글로벌 친환경 종합회사 도약은 그가 맡은 중책이다. 합병으로 인한 에너지부문 강화는 회사의 현금창출 능력을 강화시키는 등 식량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 육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너지 탐사부터 생산·저장·발전에 이르는 액화천연가스(LNG)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갖추게 됐고, 여기서 나온 수익은 신성장분야에 대한 투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에너지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한편 사업 다각화에 전념한다는 구상이다. 커진 외형과 향상된 수익성을 기반으로 그는 모빌리티, 친환경 바이오사업, 수소를 이용한 저탄소 생산·발전체계 구축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한 회사의 실적 탄력도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분위기 속 상사와 에너지부문 간 유기적인 조화로 실적 순항 등 사업 호조세를 유지하는 것도 정 부회장에게 맡겨진 과제다. 

그는 이와 관련 “양 부문의 균형적 육성으로 매출기준 국내 10위권의 종합사업회사로서의 성장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정 부회장이 내건 약속이 지켜질지를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임기 첫해 부담감이 클 수 있지만, 그룹 내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한 경험 등이 있는 만큼 당장은 에너지와 상사부문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통한 사업 고도화로 기업가치 증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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