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장수 CEO… 30년 넘게 근무한 하이트맨
테라+켈리 투트랙 전략으로 '왕좌 탈환' 자신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가 테라와 켈리의 연합작전으로 국내 맥주시장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가 테라와 켈리의 연합작전으로 국내 맥주시장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변즉생 정즉사(변화와 혁신을 하면 살고 멈추거나 안주하고자 하면 죽는다)의 각오로 우리만의 길을 가겠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가 최근 신제품 출시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에게 올해는 각별한 의미가 될 전망이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성공한 김 대표는 이에 걸맞는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하이트진로가 내년 창립 100주년인 만큼 자신의 오랜 숙원인 국내 맥주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는 것이다. 2019년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신제품 켈리가 테라 정도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면 카스를 잡고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이트진로 신화… ‘30년 하이트맨’

올해로 대표이사 13년차를 맞은 장수 최고경영자(CEO)인 김 대표는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한 뒤 30년 넘게 하이트진로에 몸담은 ‘하이트맨’이다. 인사, 마케팅, 경영기획, 영업 등을 두루 거치면서 주류 전반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그가 취임한 이후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장 1위를 놓지 않았던 소주보다는 맥주시장이 문제였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맥주시장 1위를 지켜왔던 하이트진로는 2012년 오비맥주의 카스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어준 뒤 지금까지 맥주시장 2위에 머물렀다.

2014년부터는 맥주사업이 적자로 들어섰고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2016년 하이트를 리뉴얼 ‘올뉴하이트’를 출시했다. 하지만 기존 하이트를 찾던 지지층까지 잃으면서 맥주사업에서 5년(2014~2019년)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김 대표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시장 전망과 달리 김 대표는 맥주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는 발포주 ‘필라이트’를 공개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필라이트는 출시 6개월 만에 1억캔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16억3000만캔을 팔아치우며 발포주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소주시장에선 1998년 참이슬을 출시한 뒤로 견고한 점유율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 진로를 출시한 뒤로 ‘참이슬+진로’ 투톱 전략으로 국내 소주 시장점유율 60% 이상 기록하며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켈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켈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테라+켈리 연합작전, 시장 1위 노려

하이트진로는 최근 차별화된 원료와 공법을 적용한 새로운 맥주 브랜드 ‘켈리’를 내놨다. 덴마크에서 북대서양의 해풍을 맞으며 자란 프리미엄 맥아를 사용하고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친 올몰트 맥주(맥아 100%)다.

김 대표는 켈리를 키워 테라와 함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이 연합작전은 소주시장에서 보여준 참이슬과 진로의 경우에서 착안했다. 참이슬과 진로를 통한 투트랙 전략으로 소주 시장점유율 1위를 공고히 했듯이 테라와 켈리의 연합작전으로 맥주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지난해 맥주 신제품만 120개가 넘게 출시됐을 정도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하나의 브랜드 만으로는 시장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대표는 여름 성수기시장을 맞아 맥주 제품들의 유흥 및 가정시장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켈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하이트진로는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에 발맞춰 또 한번 혁신적 도전에 나선다”며 “켈리를 통해 맥주시장에서 강력한 돌풍을 일으켜 소주에 이어 맥주 부문에서 목표했던 1위 탈환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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