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상생' 추구, 직원과의 소통 중시하는 인물
교통이 국민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
2019년부터 글로벌경쟁력 강화, 해외사업 확장
"철도서비스 확대하고 녹색교통 선진화하겠다"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철도산업 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국가철도공단 제공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철도산업 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국가철도공단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오랫동안 국가에 몸담은 정부 핵심인물로 공직생활 대부분을 교통분야에서 보낸 ‘철도 전문가’다. 그는 꾸준하게 철도산업 발전을 위한 행보를 보였고 사업 곳곳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한다.

문재인 정부시절 임명된 기관장들이 대부분 압박을 버티지 못하거나 능력부족으로 물러나는 한편 김 이사장은 오히려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고용충격부터 미래 국가교통체계까지 구축하는 그의 방향성이 철도공단을 어디까지 이끌지, 국민들이 신뢰하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년 정부맨', 3수 끝에 이사장 자리로

김 이사장은 3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국토교통부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했다. 철도정책과장과 교통안전과장, 국토물류정책관, 교통정책실장 등을 거쳐 교통분야 전문가로 성장했다. 그는 직원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협력적 조직문화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김 이사장은 과거부터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자리에 큰 관심을 가졌다. 2014년 철도시설공단(현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해 강영일·김상균 전 국가철도공단 이사장과 최종후보 3인에 들었으나 강영일 전 이사장에게 밀려 탈락했다.

2017년 말 진행된 이사장 공모에서도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김상균 전 이사장에게 밀려 또 다시 선임에 실패했다. 2021년에는 서훈택 전국화물공제조합 이사장과 한공식 전 국회사무처 입법차장 등과 경쟁을 벌였고 결국 취임에 성공했다. 3수 끝에 꿈에 그리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임기는 3년으로 2024년 2월까지다.

그는 이미 공항철도 사장 자리에서 기관관리 능력을 키웠고 지금까지 철도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이사장은 사전예방적이고 통합적인 안전체계를 선호한다. 아울러 교통이 주택과 함께 국민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통부 근무를 선택한 만큼 국민의 편의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의미 없는 선택보다 능력과 상생을 추구하는 것도 김 이사장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기술력이 높은 업체가 더 많은 발주를 받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발전하는 계약문화를 조성했다. 이에 2021년에는 계약제도 혁신 태스크포스(TF)도 발족시켰다.

지난해에는 해당 TF를 확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4개 조직(제도개선·공정평가·상생협력·업무지원) 외에도 ‘고객소리반’을 추가해 업무 객관성을 높이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객소리반은 철도공단과 업체사이 소통창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조직개편 부문에서는 김 이사장의 꼼꼼한 성격을 볼 수 있다. 그는 이사장으로 취임된 이후 미래전략연구원 등을을 신설하고 철도정책·철도 핵심기술 개발에 나섰다. 정책개발처와 기술연구처를 두고 기술 연구를 담당하도록 했고 시설본부 직제를 상향 조정해 철도시설 관리자의 위상을 높였다.

김 이사장은 “아무리 일을 잘해도 청렴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조직은 신뢰를 잃고 조직 유지조차도 어렵게 될 수 있다. 청렴은 단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무너진다”며 “임직원 여러분은 어떤 업무든지 청렴에 기준을 두고 본연의 업무를 해나가야 함을 반드시 명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제11회 고속철도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가철도공단 제공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제11회 고속철도대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국가철도공단 제공

◆"해외시장 진출·탄소 중립 실현 노린다"

김 이사장은 국내 철도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국가철도공단은 2019년부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비전으로 설정하고 해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김 이사장도 성공 가능한 사업 위주로 해외사업 진출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국가철도공단은 2021년 2월 중남미 코스타리카 철도노선 복원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을 수주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필리핀 마닐라 경전철 2호선 안티폴로~코게오 구간 건설사업과 인도네시아 자타르타 경전철 2단계 개발을 위한 타당성 조사 등도 착수했다. 지난해에는 ‘모로코 고속철도 3공구 용역' 수주에도 성공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5일 모로코에서 개최하는 제11회 고속철도대회에 참석해 전세계 철도기관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며 대한민국 고속철도 기술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했다. K-철도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한국철도산업계의 해외 진출 환경도 마련했다.

그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틈틈이 각국의 철도발주 의사결정자인 고위급 인사들과 개별 면담하며 한국고속철도의 세일즈 마케팅을 적극 시행했다. 글로벌 고속철도시장의 확대에 발맞춰 고속철도대회장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현대로템과 함께 K-철도 홍보관도 마련했다.

해외진출과 더불어 ’탄소중립‘도 김 이사장의 주요 정책으로 꼽힌다. 철도공단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철도 중심 교통체계를 구축하고 수송부문 탄소중립에 기여할 계획이다. 2021년에는 탄소중립철도전략위원회도 발족하며 김 이사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2021년 9월에는 모든 철도역의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목표로 하는 ‘철도 건축물 제로 에너지 로드맵’을 수립했다. 고단열·고효율 설비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한 건축물을 더욱 늘리겠다는 행보다.

로드맵에 따르면 제로 에너지 인증 취득 대상 건축물을 연면적 1000㎡ 이상에서 2023년부터 500㎡ 이상으로, 2025년부터는 모든 철도 건축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열을 활용한 철도역 냉난방 대합실을 마련하고 제로 에너지를 반영한 설계공모도 진행할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3월 국제철도연맹(UIC)이 주관하는 ‘철도기후선언’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인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철도 관련 기관들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실천적 의지를 표명한 선언으로 꾸준히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진행했다. 결국 김 이사장의 노력으로 철도공단은 지난달 ‘대한민국 녹색기후상’에서 공공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철도공단은 ▲철도 수송분담률 증대 ▲저탄소·친환경 철도건설 ▲탄소감축 철도시설 구현 ▲탄소감축 실천 저변 확대의 등 4대 전략과 15개 세부 과제를 설정하고 차질 없이 이행할 계획이다. 폐선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수소연료전지,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하고자 공공·민간 등과 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김 이사장은 “현재 한국 사회가 탄소중립 실현과 기술 변화, 지역 균형발전 등 전환기의 시대를 맞아 경제·산업·교통 부문 등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며 “특히 2050 탄소중립 실현은 에너지와 경제, 환경으로 구성된 3차 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은 매우 혁신적인 과제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철도공단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과 정부의 녹색교통 활성화 시책에 부응하겠다”며 “철도 서비스를 확대하고 녹색교통의 선진화에 앞장서 국가 탄소감축에 기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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