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 7만5438가구, 전월 대비 0.1% 증가
악성 미분양 13.4% 늘어 2021년 이후 최대… 지방 문제 심각
미분양 쉽게 회복 못하는 모습… "문 닫아야 하는 상황 올 것"

서울 미아지역 주택 , 아파트[서울와이어 DB] [이태구]
전국, 특히 지방에서 미분양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건설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최근 부동산시장이 여러 부문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안정화 기대감이 부풀었으나 미분양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방 건설사들이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주택통계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438가구다. 전월 대비 79가구(0.1%)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11~12월(1만가구), 1월(7211가구) 등 증가폭과 비교하면 미분양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다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8554가구로 전월보다 1008가구(1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늪’으로 평가되는 대구는 후분양 단지에서 700가구 가량 미분양이 발생했다. 준공 후 미분양 규모는 2021년 7월(8558가구)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대구를 포함한 지방에서 미분양 문제가 심각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의 83%는 지방에서 발생했고 수도권 미분양은 1만2541가구로 전월보다 284가구(2.3%) 늘었다. 지방은 6만2897가구로 205가구(0.3%) 줄었다. 지방에서 대구(1만3987가구)가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고 경북(9074가구), 충남(8546가구) 등 순이었다.

이처럼 미분양 공포가 다시 다가오자 악성 미분양이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중소·중견 건설사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비교적 자금 여력이 충분한 대형 건설사와 달리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은 하나의 사업 실패로 존폐위기까지 걱정해야 한다.

과거부터 꾸준히 언급됐던 미분양 문제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 등으로 시장은 얼어붙었고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며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 최근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지방에서의 미분양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문제가 언급된지 꽤 오랜시간이 지났으나 쉽게 회복되지 않아 건설사들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문제도 해결못한 곳이 많아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정도 수익성이 기대되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굉장히 심각하다. 많은 건설사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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