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공개' 등 파격적 행보, 국민 신뢰성 제고 노력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 진행… '지속가능경영' 추진
'반값 아파트' 기대감↑… 내년까지 9000가구 공급
김헌동 사장 "믿을 만하다는 인식 생기도록 할 것"

SH공사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주거 지원 행보를 나타내는 공기업으로 평가된다. 사진=SH공사 제공
SH공사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주거 지원 행보를 나타내는 공기업으로 평가된다. 사진=SH공사 제공

공기업은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동산시장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부터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공기업의 방향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국내를 대표하는 부동산공기업을 파헤쳐보고 이들이 시장안정화를 위한 어떤 사업방향성을 선택했는지, 미래를 위한 대책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국민들에게 인식이 가장 좋은 공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서민들을 위한 여러 유형의 주택이 공급되고 실제로 내집마련에 성공한 청년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공급했던 분양원가도 공개하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펼치며 신뢰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파격적인 '원가공개' 행보, 꾸준한 착한경영

SH공사는 다른 공기업을 포함해 건설사들도 하지 못했던 ‘원가공개’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나타냈다. SH공사는 2021년 12월부터 고덕강일 4단지의 분양원가를 처음으로 공개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28개 단지·5개 지구(마곡·내곡·세곡2·오금·항동)의 분양 원가를 차례대로 모두 공개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마곡 도시개발사업지구 9단지(마곡 9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해당 단지의 분양원가는 3.3㎡ 1291만원이었다. SH공사는 평균 1291만3000원을 들였고 평균 수익률은 33.3%를 거뒀다. 이 외에도 71개 항목 분양원가를 준공내역서와 함께 공개했다.

SH공사는 보유한 주택·토지·건물 등 자산 내역을 전면 공개해 분양가 거품을 없애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계획이다. 세부항목을 공개하면 이중 가격 인하 요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울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열린 경영 실천에 앞장설 방침이다.

주택 원가공개라는 파격적인 움직임에 이어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잊지 않는 모습이다.  SH공사는 지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지속가능경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찾아가는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마련했다.

재난일상화 시대 대비를 위한 시민 참여형 재난안전 분야 ‘슬기로운 SH캠프’는 실제 재난 상황에 대한 모의 훈련을 8개 프로그램으로 재난취약 대상자(아동,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맞춤형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시민들이 직접 경험하고 대비할 수 있어 많은 호응을 이끌었다.

대표 사회공헌활동은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세대를 위한 ‘사랑의 김장나누기’다. 사랑의 김장나누기는 SH공사가 2011년부터 12년째 지속하는 봉사활동으로 도움이 필요한 세대를 대상으로 직접 겨울 김장을 나눠 온기를 전한다.

부동산공기업에 알맞게 서울시내 노숙인 시설 주거환경 개선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SH공사는 2020년부터 한국해비타트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했다 공사의 전문성을 활용한 사업을 진행해 도움이 필요한 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SH공사 관계자는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활동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힘쓰겠다”며 “앞으로도 공사의 전문성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발굴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의 야심작인 '반값 아파트'는 무주택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김헌동 SH공사 사장의 야심작인 '반값 아파트'는 무주택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내집마련 '다크호스' 기대 높이는 반값 아파트

SH공사의 행보 중 가장 기대되는 요소는 ‘반값 아파트’다. 반값 아파트는 김헌동 사장의 야심작으로 집값 등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한 줄기 빛이 될 전망이다. 해당 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소유한 채 주택 소유권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건물만 분양하기 때문에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가 책정된다.

SH공사는 내년까지 서울 전역에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9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에 첫 반값 아파트 모집 공고를 냈고 최근 진행한 청약에서 수요자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건축물 등에 대한 소유권은 수분양자가 취득한다. 40년간 거주한 뒤 재계약(40년)을 통해 최장 80년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청년층을 포함한 대부분 수요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고덕강일3단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총 500세대의 사전예약을 접수한 결과 1만9966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40대 1을 기록했다. 최근 잇따른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찬 바람이 부는 청약시장을 고려하면 엄청난 결과다.

지난달 2∼6일 접수한 일반공급 사전예약에는 100세대 모집에 1순위 5690명, 2순위 1014명이 지원해 6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 2월 접수한 특별공급 사전예약에는 400세대 모집에 1만3262명이 신청해 33.2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SH공사는 청약통장 적정 여부 등을 확인한 뒤 당첨자를 발표하고 소득과 무주택, 자산 등 선정기준에 부합한 지 추가로 심사해 당첨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 다음 달 5월 착공해 2026년 8월 본청약, 2027년 3월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 달 고덕강일지구에 이어 마곡지구에도 반값 아파트 공급을 예고했다. 전용면적 59㎡ 기준 분양가가 3억5500만원으로 책정된 강일지구와 비슷한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다. 추정 토지 임대료 월 40만원 수준이다.

김헌동 SH 사장은 “SH공사는 믿을 만하다는 인식이 생기고 집값이 분양가격에서 많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된 것 같다. 특히 정보 습득력이 좋은 청년층이 반값 아파트에 많이 참여했다”며 “고덕강일 3단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 것에 감사하다. 내년에도 마곡 등에 건물분양주택을 지속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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