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까지 '고품질 공공주택' 80만 가구 공급 예정
올해 전국 분양·임대주택 7만4576가구 입주자 모집
신뢰 높이기 위해 노력… 국민 '내집마련 지원' 총력
층간소음 해결 적극적… "불편 해소·편익 증진 최선"

국내 부동산공기업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LH는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국내 부동산공기업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LH는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공기업은 국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동산시장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부터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면서 공기업의 방향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국내를 대표하는 부동산공기업을 파헤쳐보고 이들이 시장안정화를 위한 어떤 사업방향성을 선택했는지, 미래를 위한 대책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국내 부동산공기업 중 가장 인지도가 높다. 청년을 포함한 무주택자를 위한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공급하고 부동산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임직원 땅 투기를 시작으로 잇따라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줬다. 이에 LH가 어떻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들 위한 적극적인 '공급 행보'

LH는 공기업 중 가장 많은 주택을 공급한다. 정부의 270만호 공급정책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미 전국에 저렴하고 쉽게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를 분양했고 최근에는 2032년까지 고품질 공공주택 8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에는 경기 하남교산·남양주 왕숙 등 3기신도시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55곳 필지의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면적만 196만㎡로 총 3만2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게획이다. 수도권에서 94만㎡(64%), 지방권에서는 54만㎡(36%)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무주택 서민과 청년 등의 내집마련과 주거안정을 돕기 위해 시세보다 최고 80% 저렴한 주택도 분양한다. 지난 5일 LH는 올해 전국에서 분양·임대주택 7만4576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유형별로 보면 ▲임대주택 건설임대 1만1683가구 ▲매입임대 2만6380가구 ▲전세임대 3만160가구 등이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유형은 ‘뉴:홈’이다. 뉴:홈은 윤석열 정부의 첫 공공분양주택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된다. 공급 규모는 고양창릉(877호), 양정역세권(549호), 서울 고덕강일 3단지(500호), 남양주진접2(372호) 등 총 2298가구다.

추정 분양가는 고양창릉 전용면적 55㎡ 기준 3억7649만원, 59㎡ 3억9778만원, 84㎡ 5억5283만원이다. 양정역세권은 전용면적 59㎡ 3억857만원, 74㎡ 3억7887만원, 84㎡ 4억2831만원 등이다. 특히 이번 사전청약에서는 나눔형이 처음 공급됐다.

나눔형은 시세의 70% 수준으로 분양받은 뒤 5년 의무 거주 기간을 채우면 원할 때 LH에 되팔아 시세 차익 70%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3일에는 주택·공공건축물 분야의 설계 경제성 검토를 위한 설계VE 자문위원 모집을 시작했다.

국민들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도 실시했다. LH는 지난 6일 ‘국민 마음에 쏙 드는 아이디어 발굴 프로젝트, 국민마음愛’를 진행해 국민들이 필요료 하는 것, 불편해하는 것, 바라는 것 등에 대한 의견을 받았다. LH는 요구사항을 이행하고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LH는 지난달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을 위해 민간기업과의 협력강화에 나섰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삼성물산, 포스코,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기술개발 현황과 기술협력 및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공유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철흥 LH 부사장은 “민간기업과 공공이 협력해 공동주택 품질을 향상시키고 상호 건설기술을 공유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윗집·옆집과 다툼없이 국민이 편안하게 거주하도록 층간소음 없는 주택을 공급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한준 LH 사장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LH 제공
이한준 LH 사장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LH 제공

◆끊임 없는 논란… 이미지회복 '숙제'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가장 밀접한 LH는 많은 서민들과 청년을 위해 지속적으로 주택을 공급했다. LH 덕분에 저렴하게 내집마련에 성공하고 희망을 가진 국민도 많다. 다만 LH를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끊임 없는 사건·사고로 충격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LH는 2021년 3월 임직원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져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LH 직원 강 모씨와 장 모씨는 인천지역본부에서 근무하며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시흥시 과림동 토지 5025㎡를 22억5000만원에 공동 매입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2017년 1~2월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활용해 지인 등 2명과 경기 광명시 노온사동 일대 4개 필지 1만7000여㎡를 25억원에 매입한 혐의로 기소된 LH 전 직원 3명은 최근 각각 징역 2년, 1년6개월, 1년 등을 선고받았다. 가장 투명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밝혀지자 국민들은 많은 비난을 보냈다.

지난해 6월에는 정부가 합동특별수사본부를 통해 조사한 결과 LH 직원들과 친척·지인 등 수십명이 부동산 개발 관련 회사를 별도로 설립해 조직적으로 투기한 정황이 적발됐다.

이에 LH는 투기근절을 위해 전직원이 매년 공직자윤리시스템에 재산 등록을 하는 시스템을 마련했고 실제 사용하는 부동산 외에는 신규 취득을 제한했다. 지난해 1월에는 1급 부서장 80%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지적은 아직까지 이어졌고 도덕적인 문제도 발생했다. 지난해 7월 소속 간부들이 제주도 현장 견학에서 별도 허가 없이 골프를 쳤다는 주장에 나왔다. 결국 LH 인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해당 논란의 중심인 실장(1급) 1명, 국장(2급) 2명에 대해 품위손상 등의 이유로 해임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LH는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고 국민들 대부분은 이미 LH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 신뢰를 회복하는 것 만큼 어려운 것은 없지만 LH는 투명하고 청렴한 공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LH 혁신 선포·청렴 서약식을 진행한 데 이어 최근 미래 경영 방향을 담은 새 비전을 제시했다. LH는 ‘살고 싶은 집과 도시로 국민의 희망을 가꾸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목표로 설정하고 국민 중심 경영 기조를 중장기 전략에 담아 관련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주택사업 관련 계획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사장 직속 조직인 ‘국민주거혁신실’을 중심으로 층간소음과 주택품질, 교통문제 등을 해결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시원, 반지하 등 비주택 거주자를 위한 주거 상향 지원 및 맞춤형 주거서비스도 제공하고 불필요한 유후자산을 처분하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할 계획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해 일부 직원의 일탈로 국민신뢰를 저버려 대다수 임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켰다”며 “LH 임직원들이 그간의 과오를 바로잡고 국민을 위해 다시 힘껏 봉사할 수 있도록 LH에 대해 다시 한 번 애정과 믿음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LH의 주인이자 고객은 국민이다. 정본청원(正本淸源·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의 자세로 국민 불편 해소와 편익 증진에 역점을 두겠다”며 “국민 중심의 비전과 경영 목표를 적극 실천해 LH가 국민의 희망을 가꾸는 공기업으로 우뚝 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