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제한 해제후 지속적으로 그룹 내 지배력 강화
조세포탈 혐의 1심서 무죄, 빠르게 활동 재개할 듯
방산·민수사업 투트랙 운영, 사업구조 다각화 예상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1300억원 조세포탈 혐의를 벗으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한다. 사진=LIG넥스원 제공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1300억원 조세포탈 혐의를 벗으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한다. 사진=LIG넥스원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그룹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1300억원 조세포탈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방산업계는 복귀 후 군수사업에 치우친 사업구조 다각화와 신기술 발굴 등의 과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5일 1심 재판부는 구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 회장은 2015년 경영권 승계 과정 중 주식매매 과정에서 양도가액과 양도시기를 조작해 1329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그가 구속 수감 중이었다는 이유로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계는 이 같은 판결과 구 회장이 지난해 취업제한이 풀린 뒤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 중인 점을 들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봤다. 또한 활동이 제한된 동안에도 군수사업 투자를 지속했으며, 지난해 ‘천궁 Ⅱ(KM-SAMⅡ)’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계약을 따낸 점도 빠른 복귀 배경으로 삼았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의 경영복귀설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며 “그가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어도 취업제한 해제 후 지속적으로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한 점을 보면 빠르게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인내심을 강조한 결과가 성과를 거뒀고, 무죄 판결까지 나오면서 군수기술 수출길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15년 이상을 방산 연구개발(R&D)에 투자한 이력으로 인내심과 기다림의 대명사가 됐다”며 “LIG넥스원의 영업이익률이 2~3% 수준인데도 해외사업연구소를 운영한 점은 구 회장이 내세운 국내 방산사업의 활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방산사업 중심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수송드론, 우주항공,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 관련 기술 확대로 설정했다. 방위산업과 더불어 신사업까지 투트랙으로 이끌어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LIG는 지난해 10월 교환사채(EB) 1000억원 발행, 3000억원가량의 ‘근접 방어 무기 체계(CIWS) II’ 국내 개발 사업 수주, UAE 2조6000억원 규모의 천궁 II 공급 계약까지 실탄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회사가 진행 중인 수소연료전지 기반 200㎏급 카고 드론과 장사정포 요격 체계, 한국형 위성 항법 시스템 ‘KPS’ 등 신사업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평소에 “신뢰를 얻기 위해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다 보면 분명히 기회는 온다”고 강조해왔다. 그동안 구 회장의 발목을 채웠던 족쇄가 풀리면서 앞으로 인내심과 기다림으로 풀어낼 방산사업과 신사업 다각화가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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