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대비 7.04% 올라간 상황
달러 강세 요인 많고 국내 문제도
정부와 중앙은행 목소리 다른 상황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정부당국의 구두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2년1개월만에 1270원을 넘어섰다. 대내외 상황을 감안하면 달러화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30원(0.58%) 오른 127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3월19일 1285.70원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0.2원 내린 126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1274.70원까지 치솟으며 전거래일(1266.0원) 기록한 장중 연중 최고치를 넘어섰다. 5일 연속 경신이다.
개장 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나왔으나, 개장 직후 영향을 끼쳤을 뿐, 정작 환율은 급등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이번주 들어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빠른 상황”이라며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며,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은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말(12월30일) 1188.80원이었으니, 올해 들어 7.04% 오른 셈이다.
환율의 진정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달러화 강세 요인이 많다. 내달 3~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6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도 점친다.
국내 문제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금의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개장 전 구두개입한 것처럼 환율 수준이 높아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원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절하폭이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한은 총재가 현재의 원/달러 환율을 용인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