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싸가지 운운", 정진석 "우려 개소리로 치부"
SNS 신경전에서 말폭탄 '투척'… 감정싸움으로 비화

이야기 나누는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야기 나누는 이준석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의원.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국민의힘 당권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윤핵관 정진석 의원의 SNS 설전이 신경전에서 강대강 감정전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양측이 개소리, 싸가지 등 말폭탄을 쏟아내면서 회복 불가능한 관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고 같은 당 중진 정진석 의원을 겨냥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는 무슨 싸가지를 논하나"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러고. 자신들이 대표 때리면 훈수고, 대표가 반박하면 내부총질이고"라고 밝혔다.

앞서 정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한다"고 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와 정 의원 간 감정싸움은 지난 6일 본격화했다. 정 의원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고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관해 작심 비판하면서다.

정 의원은 "(이준석 당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자기 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고 직격했다.

이어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행을 고집해 하는 수 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며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 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그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고 글을 게시해 응수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하나회 청산을 감행하며 언급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어록을 인용해 응수한 것이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소강상태에 들어선 듯 했으나, 정 의원이 포문을 열면서 강대강 감정싸움으로 치닫았다. 

정 의원은 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고 받아쳤다. 이 대표가 언급한 "어차피 기차는 간다"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정치 선배의 우려에 대해 이 대표는 조롱과 사실 왜곡으로 맞서고 있다. 새 정치의 기수로 기대했던 그가 낡은 정치의 암수를 동원해 논점 흐리기, 덮어씌우기에 나섰다. 어디에서 이런 나쁜 술수를 배웠나"고 비판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최다선이자 어른에 정치 선배를 자처하시면서 선제적으로 우리 당내 인사를 몇 분 저격하셨나. 대표, 최고위원, 최재형 의원까지"라며 "먼저 때린 다음에 흙탕물 만들고 '대표가 왜 반응하냐' 이렇게 적반하장하는 게 상습적 패턴이라 이제 익숙해지려고도 하지만 1년 내내 반복되니 어이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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