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IPO도 상황 여의치 않아 진퇴양난
노조, “매각 추진의사 밝히고 단체교섭 요구”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모빌리티 간접고용자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에 나섰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나서서 매각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카카오의 입장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20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설에 반대하며 단체 교섭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비공개 매각을 두고 기업공개(IPO) 대신 언제든 팔아버릴 자세를 취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모빌리티 매각시 간접고용된 30만명의 플랫폼 노동자도 고용문제에 휩싸인다며 사회적 책임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카카오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과 반대되는 행보를 지적한 셈이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던 경영진이 그와 가장 거리가 먼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매각이 아니라 어떻게 더 나은 플랫폼이 될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가격협상 문제로 MBK파트너스와의 협상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5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MBK는 카카오가 가진 40%의 지분을 구매할 의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17일 "회사 매각 논의가 있었지만 결정된 건 없다"며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으로 매각된다면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류 대표가 나섰음에도 매각 과정에 대한 공유가 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돼 직원들의 노조가입이 늘고 있다.
MBK가 올해 정보기술(IT)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고 밝힌 만큼 실제로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1위 모빌리티 앱 서비스인 카카오모빌리티는 3100만여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플랫폼이다. 택시산업 체계에 큰 영향을 끼쳤고 대리, 내비게이션, 공유 자전거, 택배, 렌터카 등 이동과 관련한 분야로 확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사업 규모가 방대한 만큼 인수금액에 대한 협의가 장기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항공쪽으로도 사업을 시작하면서 몸집을 불리기에 MBK가 이를 놓치지 않으려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