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고금리·경기침체 가능성 수요심리 영향
새 정부 주택공급 대책 등 보합세 유지할 듯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 등이 아파트 구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태구 기자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 등이 아파트 구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부동산시장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가 하락세로 전환되는 등 수요자의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모습이다. 특히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상승 전망을 3년 만에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20일까지 전국 2275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38%는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상승할 것으로 답한 비중은 24%였다. 

2019년 상반기 조사 후 약 3년 만에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을 앞질렀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고, 금융권의 대출금리 인상 기조 등이 하락 전망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응답자 가운데 35%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이유로 꼽았다. 또한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33%)을 비롯한 ▲대출 규제에 따른 매수세 약화(11%) ▲거래량 부족(10%) ▲사전청약 및 공공주택 공급 기대(3%) ▲임대사업자·다주택자 매물 증가(2%)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물가가 급격히 오르는 가운데 경제성장률 둔화와 소비 여력이 줄어드는 등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며 “고공행진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미국과 한국 등)의 금리 인상도 빨라지면서 이자 부담이 수요자 이탈을 불러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지수도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주 연속 떨어졌다. 지난달 4주(27일 기준)는 전 주(88.1)보다 1.1포인트 하락한 87.0으로 집계됐다. 

수급 지수 기준값인 100을 밑돌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그동안 서울 집값 상승세를 이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도 예외는 없었다. 강남권의 경우 93.9에서 92.9로 내렸다. 

전국 매매수급지수도 같은 기간 93.0에서 떨어진 92.6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집값이 본격적인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앞으로 집값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시장의 모든 규제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오는 8월 첫 ‘주택공급’ 대책 발표를 앞둔 상황으로 대규모 공급대책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서울은 올 상반기에 3173가구만 분양됐다. 이는 연내 공급계획(2만8566가구)의 11% 수준으로, 미뤄졌던 주택공급이 하반기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빠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둔화가 예상된다. 양도소득세 한시 인하에 따른 매물증가로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도 “고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매물 출하가 진정되고 새 정부 공급 확대정책으로 수요자의 구매 조급증이 완화되면서 전반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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