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명, 최소 14차례 걸쳐 부당이득 챙긴 혐의
SEC, 앰프·랠리 등 9종 디지털자산 증권으로 봐야
증권 여부 무관, 조사 자체가 업계에 타격 입힐 것

미국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직원 3명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내부거래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투자자 사이에서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코인베이스 페이스북
미국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직원 3명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내부거래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투자자 사이에서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코인베이스 페이스북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국 최대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내부거래 조사를 받았다. 투자자 사이에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진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EC는 지난달 내부자거래 혐의로 코인베이스 직원을 기소한 데 이어, 이 회사가 증권으로 신고했어야 하는 디지털자산을 상장해 미국인에게 부적절한 거래를 제공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코인베이스에서 자산상장팀 상품매니저로 일했던 이샨 와히 등 3명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최소 14차례에 걸쳐 코인베이스에 상장될 예정이었던 25종의 디지털자산을 상장 직전에 사들여 모두 150만달러(약 19억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검찰이 디지털자산 관련 범죄에 증권법 위반 사항인 내부자거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SEC는 문제가 된 25종의 디지털자산 중 앰프(AMP), 랠리(RLY), 드리바(DDX), 오라클네트워크(XYO), 라리거버넌스토큰(RGT), LCX 파워렛저(POWR), DFX파이낸스(DFX), 크로마티카(KROM) 등 9종을 ‘증권’이라고 명시했다. 향후 투자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했기 때문에 수많은 디지털자산이 증권의 성격을 띤다고도 언급했다. 

만약 이 종목들이 증권으로 간주된다면 코인베이스는 SEC에 거래소로 등록해야 할 의무가 발생한다. 투자자들은 루나-테라 사태 및 잦은 해킹 사고, 글로벌 긴축정책에 따른 유동성 위축 등에 이어 또다시 시장을 저해할 요인이 되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업계관계자는 “앞선 사건들과는 성격부터 다르고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도 의문이다”라며 “코인베이스 내부거래 문제는 회사 자체의 문제로 귀결될 공산이 크고 시장 전체로 확대될 이슈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으로 간주되는 문제 역시 앞서 2년 전 SEC가 리플을 증권으로 보겠다고 한 바 있는 데, 리플 측에서 소송을 제기해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라며 “9종을 증권을 본다고 해도 해당 코인 대부분이 리플처럼 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결과가 나오기까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SEC의 이번 결정이 국내 증권형 코인 선별 가이드라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 디지털자산을 증권형 코인과 비증권형 코인으로 구분해 규제할 계획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가상자산특위원장 등은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서명한 디지털 자산 행정명령 등에 근거해 규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SEC의 증권형 코인 선별 기준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증권형 코인 구분 기준 마련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당장 SEC가 지목한 9개 디지털자산이 왜 증권인지에 대한 근거도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증권 여부에 상관없이 미 SEC의 조사 자체가 디지털자산 업계 전체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이클 바시나 호주 디지털자산 변호사는 “SEC가 코인베이스 전 직원이 거래한 디지털자산 중 증권이라 지목한 코인들이 코인베이스뿐만 아니라 다른 거래소에서도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며 “증권 여부와 관계없이 거래소들과 프로젝트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시나 변호사는 코인베이스가 조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벌금을 내거나 미국에서 거래소로 등록해야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단, 그는 블록체인 시스템과 미국시장 규정 간의 차이점을 감안할 때 현재 코인베이스가 거래소로 SEC에 등록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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