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다바 원전 4기 건설, 기자재 공급·시공 맡아
해외 원전사업 재시동, 2009년 이후 '13년' 만

한국수력원자력은 25일(현지시간)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왼쪽 다섯 번째부터)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알렉산더 코르차긴 ASE JSC 원전건설담당 부사장, 보리스 아르시예프 로자톰 국제 비즈니스 이사가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은 25일(현지시간)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왼쪽 다섯 번째부터)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알렉산더 코르차긴 ASE JSC 원전건설담당 부사장, 보리스 아르시예프 로자톰 국제 비즈니스 이사가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우리나라 해외 원자력발전사업이 기지개를 켰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일부 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해외 원전사업이 재개됐다.

한수원은 이번 사업과 관련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12월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 이어 25일 오전(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러시아 원전업체 로사톰의 자회사 ASE와 원전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한수원은 엘다바 지역의 1200㎿급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에 참여해 기자재 공급과 시공을 담당한다. 해당 사업에 들어가는 금액만 40조원에 달한다. 1호기 원자로 건물은 콘크리트 타설에 들어간 상태다. 1호기는 오는 2028년 상업 운전이 시작된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주 무산 위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ASE가 러시아 제재 대상에 제외되면서 우려를 덜어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를 중심으로 정부는 수시 합동 점검 등 치밀한 전략을 구사한 결과 수주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국내 기업이 해외 대규모 원전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은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한국형 원전 4기(5600㎿)를 짓는 바라카 원전 건설계약을 수주했다. 한전은 주계약자로 원자로 건설에 참여했다.

정부는 이번 계약이 체코, 폴란드 등 다른 해외 원전사업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원전 시장이 다시 열리는 상황에서 원전 수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모멘텀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수주는 대한민국 원전의 우수함을 입증한 것”이라며 “원전산업이 국가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다음 목표는 체코와 폴란드다. 현재 체코는 중부 지역 두코바니에 1000㎿급 원전 1기 건설을 추진 중으로 약 8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한수원은 오는 11월까지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폴란드 역시 2043년까지 원전 6기 건설을 계획했다. 약 40조원 규모로 한수원은 폴란드 원전 수주를 위해 '드림팀'을 구성했다. 올해 4월 폴란드 정부에 사업제안서 제출을 마쳤고, 사업자 선정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정부는 원전 수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추진위)를 통해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국가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국가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 전략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올해를 원전 수출의 원년으로 삼겠다. 원전 산업을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키우겠다”며 “어려움을 겪는 국내 원전업체에도 새로운 일감을 제공하고,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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