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초 뺏긴 헤르손에 전력 집중
자포리자 원전 사찰, 러시아 압박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우크라이나가 남부지역 수복작전을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사찰단 조사까지 동시에 진행되면 러시아는 정치적으로도 압박받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29일부터 대대적인 남부 수복 작전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는 격전 끝에 헤르손주 북부 인훌레츠 강에 교두보를 구축하고 인근 지역 통제력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드니프로강 서쪽의 러시아군 주둔지는 보급로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이 미국이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으로 드니프로 강의 다리와 시설을 타격한 탓이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점령한 유일한 지역수도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했다. 러시아는 이번 공세로 미콜라이우와 헤르손 등 등 3곳이 공격받았으나 역으로 우크라이나 군에게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전선을 남부지역에 집중하는 동시에 자포리자 원전을 빌미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집중시키려 한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력의 20%를 담당하는 지역내 최대 규모의 발전시설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점령행위가 부당하다는 사실을 사찰단을 통해 알릴 계획이다. 사찰단은 원전 현장에서 안전관리 체계와 방사능 유출 가능성, 근로자 노동 환경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며 사찰 실시 전 원전 비무장화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찰단은 러시아군의 경계와 포격을 뚫고 원전에 진입해야 할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는 "전쟁터에서 안전한 길을 찾아 원전에 닿으려면 많은 도전을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공세로 전세가 뒤집히고 역으로 크림반도 수복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군은 낙관론을 경계하고 전면전 대신 보급로를 끊는 식의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안드리 자고로드뉴크 우크라이나 전 국방부 장관은 "무언가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고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며 "러시아가 점령지를 지킬 능력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