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비중 꾸준히 늘려와
무수익여신 잔액 지난해보다 확대
향후 대출금리 오르면 부실률 악화

 두 은행의 6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22.2%, 케이뱅크가 24.0%였다. 사사진=서울와이어DB
 6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22.2%, 케이뱅크가 24.0%였다. 사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중금리대출의 쓴맛을 보고 있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을 꾸준히 확대하는 과정에서 돌려받기 어려워진 부실채권 규모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 은행의 6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22.2%, 케이뱅크가 24.0%였다. 두 은행이 올해 말까지 제시한 목표치는 25%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 말과 비교했을 때 3개월 사이에 대출 비중을 2.3%포인트 늘렸다.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3.8%포인트 늘렸다. 

중금리대출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고객에게 연 6.5% 금리 상한으로 제공하는 신용대출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인터넷전문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한 바 있다.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층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해왔다는 지적이다.

이에 두 은행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과정에서, 부실채권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무수익(고정 이하) 여신 잔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전년동기(501억원)보다 210억 늘어난 711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증가 규모는 더 컸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276억원이었던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잔액은 올해 554억원으로 두배 가까이(278억원) 늘어났다.

카카오뱅크의 무수익여신비율(무수익여신을 총여신으로 나눈값)은 0.27%로 전년동기(0.22%)보다 0.05%포인트 높아졌다.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0.54%에서 0.63%로 0.09%포인트 상승했다.

무수익여신은 부실채권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제때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채권을 뜻한다. 두 인터넷은행의 부실채권은 모두 가계대출에서 잡혔다. 

문제는 향후 두 은행의 부실률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국면에서 대출 금리가 더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신규대출 기준 신용점수 850점 이하 대출자의 평균 대출금리는 카카오뱅크가 9.43%로 인터넷은행 중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7.97%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대출 고객의 평균 신용점수는 케이뱅크가 899점으로 가장 높았고, 카카오뱅크가 871점이었다.

하지만 두 은행은 부실 지표의 악화에도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포용금융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고정이하 여신이나 연체율 증가가 발생해 부실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충분히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도 "지표 악화는 빠른 성장의 결과"라며 "연체율 관리나 CSS(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을 통해 충분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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