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위기 재현 가능성 매우 매우 낮다”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최근 한국 경제 상황과 관련해 “한국에서 경제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매우 매우’ 낮다는 게 외부의 시각”이라고 30일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추 부총리는 이날 취재진을 만나 “미국 로버트 캐프로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재무차관보, 아사카와 마사츠구 ADB 총재, 벤자민 디오크노 필리핀 재무장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등을 만나보니 지금은 과거 위기 때와 달라 위기 가능성은 없다는 인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경우 엄청난 외환보유고가 있고 경상수지도 큰 틀에서 괜찮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일부 자본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위기 상황의 재연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이 장시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추 부총리는 “금리 인상이 결국은 경제와 금리가 반응하면서 정책을 해야 하므로 일정 기간이 되면 다시 정상적인 수준의 조절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세계 1위인데 경제 규모 대비로 보면 GDP의 18% 수준이다. 한국은 경제 규모의 25%를 외환보유고로 갖고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나타나는 단기적인 시장 불안 양상보다 중국의 저성장으로 올 수 있는 악영향을 유의하는 것이 더 맞다는 발언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경제위기 상황에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위기 관련 메시지 대응의 어려움으로 토로했다.

추 부총리는 “시장이 불안하면 체력이 약한 곳이 먼저 어려움의 징후가 나타나는데 이런 상황에서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 정부가 시장을 안이하게 본다고 하고, 불안하니까 정신 차려야 한다고 하면 정부가 불안을 조장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무역수지 악화의 제1 주범이 에너지 수입액 증가”라며 “최근 반도체 가격의 하락도 좀 나타나지만, 에너지를 절약하고 이용을 효율화하는 건 정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