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매출 기준 올 3분기 반도체 업계 1위 등극
삼성전자 실적 부진… 파운드리사업서 활로 모색
선단 공정 도입 로드맵 구체화, 공격적 사업 추진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파운드리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매출 기준으로 올해 3분기(7~9월) 사상 처음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시장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초격차 기술을 통한 지배력을 유지한다는 복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9% 증가한 6131억4300만 대만달러(약 27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인텔을 밀어내고 반도체 매출 수위에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TSMC의 반도체 매출 글로벌 1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인텔과 삼성의 2강 구도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인텔은 시스템반도체 분야 1위를 차지하며, 오랫 동안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삼성전자는 25조원대 중반, 인텔은 20조원대 초반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가 삼성과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을 탄탄한 파운드리 수요 덕분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다른 반도체업체는 최근 몇 주 동안 재고가 쌓이고, 주문이 줄면서 어려운 상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최근 업황이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 실적에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국면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최근 몇 개월새 눈에 띄게 둔화했다.
때 이른 반도체 한파를 맞은 삼성전자는 탈출구 모색에 골몰하고 있다. 회사는 추격자 입장에서 TSMC의 상승세를 꺾을 방안을 모색 중이며, 기술을 앞세워 중장기적으로 상대의 아성인 파운드리쪽을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2025년 2나노(1㎚는 10억분의 1m), 2027년 1.4나노 공정 도입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9년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의 연장선으로 고속 성장 중인 파운드리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로 해답을 찾겠다는 의미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회사는 다양한 제품의 주요 기술을 융합한 ‘통합 솔루션 팹리스’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도 “회사는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파트너로서 파운드리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올해 6월 세계 최초 3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하는 등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메모리반도체 제품 하락세에 따른 감산 가능성과 관련 “현재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마이크론의 경우 설비 투자를 축소하고 감산 체제에 들어갔다.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도 메모리 생산을 30% 축소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들 기업과 달리 경기침체와 반도체업황 불안에 맞서 정면 돌파를 택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와 관련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게 회사의 기조”라며 “심각한 공급 부족·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