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 참석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낙점, 육성 본격화
캠퍼스 조성 등 생산·기술역량 강화 추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11일 인천광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에서 열린 제 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11일 인천광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에서 열린 제 4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경영 보폭을 넓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찾아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인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삼성바이오 송도캠퍼스를 방문한 것은 2015년 12월2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제2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 그는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정보통신(IT), 의학(medicine), 바이오(biologics) 융합 등으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혁신을 통해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바이오 육성 의지를 보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Noubar Afeyan)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삼성과 모더나 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조 ▲추가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같은 해 8월에 이뤄진 모더나 최고 경영진과 화상회의에서는 바이오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공유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산타누 나라옌 어도비 회장 겸 화이자 수석 사외이사를 통해 화이자와 협상 자리를 마련하는 등 국내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이 부회장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바이오사업을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언급했다. 이번 준공식 참석으로 목표 달성을 위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가동을 시작한 제4 공장을 직접 점검한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과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사업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준공식을 마친 뒤 가동에 돌입한 제4 공장을 직원들과 함께 살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부회장이 준공식을 마친 뒤 가동에 돌입한 제4 공장을 직원들과 함께 살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현재 삼성은 이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동시에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등 신성장 동력 발굴을 중점 추진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4 공장 건설로 기존 공장부지를 모두 활용함에 따라 ‘제2 바이오캠퍼스’로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와 관련 2032년까지 바이오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신규 캠퍼스 조성은 물론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의 ‘초격차’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육성을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치하기로 했다. 

CDMO분야에서도 제4 공장에 이어 앞으로 제5 공장, 제6 공장을 추가로 짓고 생산 기술과 역량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역할을 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시판 중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사업을 키워 나가겠다”며 “항암·항염 치료제 위주의 파이프라인을 안과, 희귀질환, 골다공증 등 난치병분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계는 오는 12일 열리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 참석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준법위는 삼성이 만든 외부 독립 기구다. 이 부회장의 준법위 참석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배구조와 회장 승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계열사 전반으로 보폭을 넓힌 것도 사실상 회장 취임에 무게를 둔 것 아니겠냐”며 “이찬희 준법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이 부회장이 회의에 참석하면 삼성 지배구조 문제 해소와 회장 취임에 대해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