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CPI 전년 동월보다 8.2%… 근원 CPI 6.6%
실적 기대감과 과매도 구간에 따른 기술적 반등

뉴욕증시에서 3대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나쁜 물가지표와 견조한 고용지표가 긴축 우려를 키웠지만 낙폭 과대에 대한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상승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뉴욕증시에서 3대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나쁜 물가지표와 견조한 고용지표가 긴축 우려를 키웠지만 낙폭 과대에 대한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상승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나빴으나, 최근 계속된 하락으로 과매도 구간이란 인식이 강해 투자심리가 매수세로 돌아섰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27.87포인트(2.83%) 급등한 3만38.7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2.88포인트(2.60%) 상승한 3669.91에, 나스닥 지수는 232.05포인트(2.23%) 오른 1만649.1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 급락 출발했다. 미국 9월 CPI가 예상치를 웃돌며 긴축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이후 연이은 하락에 따른 기술적 매수세 유입과 인플레이션 고점 기대감이 살아나며 급반등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2%,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전년 동월 대비 8.1%, 전월 대비 0.3%)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6.6% 뛰었다. 1982년 8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노동시장 지표도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주(10월 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9000건 증가한 22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22만5000건)는 넘었지만, 여전히 해고자가 증가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예상보다 나쁜 물가지표와 견조한 고용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에도 최소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현재 11월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99% 이상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75%대, 전날 84%대에서 더 뛴 수준이다. 연준이 다음 달 1.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0.7% 나타났다.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라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으나 IMF의 수장은 경기둔화 우려에도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고삐 풀린 기차가 되도록 방치할 수 없고 중앙은행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금리 인상이 성장에 비용을 초래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을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면 금리가 더 높고 길게 유지되면서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락장으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오전 중 반전했다. 금리와 유가가 뛰면서 금융주와 에너지주 가격이 상승했고, 이는 3대 지수 전체를 견인했다. 여기에 기술적으로 지수가 과매도 구간이라는 진단도 힘을 얻었다. 

캡 시지스의 프랭크 카펠리는 “종합적으로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포지셔닝이 너무 지나쳤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 라일리 파이낸셜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이날 CPI 보고서에 대해 “(높은 인플레이션은) 실망스럽지만 새로운 정보는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새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반등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예상보다 강력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투자자들은 오히려 물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확신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드워드존스의 모나 마하잔 선임투자전략가는 실제 반영까지 시차가 있는 주거비 인플레이션이 현 CPI 보고서 만큼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분위기도 약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를 돌파했다가 3.96%대로 상승 폭을 줄인 상태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47%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종목별로는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각 각각 5.56%, 6.13% 폭등하며 금융주 강세를 나타냈다. 셰브런이 4.85% 뛰는 등 에너지 관련주도 오름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애플(3.36%), 마이크로소프트(3.76%), 알파벳(구글 모회사·1.43%) 등 기술주도 덩달아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63포인트(4.86%) 하락한 31.94를 나타냈다.

한편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4달러(2.11%) 오른 배럴당 89.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 값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선물인 12월물 금 선물 가격 온스당 0.50달러(0.1%) 내린 1677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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