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10년5개월 만에 최고 '낙폭'… 서울 20주 연속 하락
거래절벽 심화, 올 8월까지 전국 매매량 전년대비 47.4% 감소

전국적으로 번진 집값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이태구 기자
전국적으로 번진 집값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문재인 정부 때 급등했던 아파트 매매가격이 안정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집값 하락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부동산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이런 분위기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하락했다. 전국 집값은 지난주(0.20%)보다 낙폭이 커지면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10년5개월 만에 최고 하락폭을 기록했다.

서울(-0.22%)은 20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집값 상승을 유지했던 서초구(-0.07%→-0.05%)와 철옹성으로 불렸던 강남구(-0.13%→-0.15%)마저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세시장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0.25%)은 지난주(-0.21%)보다 하락세가 짙어졌다. 서울(-0.20%→-0.22%)도 내림폭이 커졌다.

거래절벽 현상도 심화됐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38만5391건으로, 지난해 동기(73만7317건)보다 47.4% 줄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서울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총 9648건으로 지난해 동기(3만7268건)의 25.9%에 그쳤다. 이는 2006년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최근에는 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또 다시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 3%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침체기에 빠진 부동산시장의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자금대출금리도 7%까지 치솟았고 이번 추가 금리 인상으로 전세시장 역시 동반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택시장 분위기가 쉽게 반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출이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금리인상은 수요자들의 매수심리와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아 집값 하락세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고 가파른 물가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자들이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은 분양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청약시장에 청약미달에 이어 미분양·미계약 물건이 늘어났다”며 “추가 금리 인상은 내집마련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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