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에 기본급 인상·성과급 지급·공동교섭 요구안 제시
3사 노조 "그룹사가 직접 나서 노사 협상에 물꼬 터야"
현대重그룹 "올해 안에 교섭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경기침체 분위기에도 수주 호황세가 지속된 조선업계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가 연대파업을 예고하면서다. 노조는 회사가 아닌 그룹사를 직접 겨냥했다. 이에 조선소 현장에서는 노조 공동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3사 노동조합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합법적 파업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들은 사측에 기본급 인상과 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24~26일 사흘간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으며, 전체 조합원 7776명 중 4912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현대미포조선 노조(재적 대비 71.9% 찬성)와 현대삼호중공업 노조(재적 대비 73.8%)도 쟁의행위를 예고했다.
3사 노조 집행부는 대책 회의를 열고 공동파업 등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또한 연대 파업까지 고려하는 등 조선업계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3사가 동시에 파업에 돌입하는 창사 이래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14만2300원 인상 ▲성과급 250% 이상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조합원 치과보철료 연간 100만원 지원 ▲공동교섭 등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7월부터 20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고 현대미포조선 노사도 15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에 부담으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사 경영환경도 각기 달라 공동교섭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우선 연내 노조와의 교섭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교섭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대화를 통해 단체교섭을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3사 노조는 이날 울산시청에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투쟁을 선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노조는 “동종기업 중 기업 인수가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면 대부분 1차 제시안을 내거나 협상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생산에 전력을 다하는 시점”이라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만 쟁의행위와 파업으로 교섭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룹에서 빠른 교섭 타결 약속과 함께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노사공동선언 합의서를 이행하라”며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며,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고 있는 정기선 대표이사 사장이 교섭에 직접 나서 물꼬를 터야 한다”고 촉구했다.
3사 노조 대표들은 “그룹이 빠른 교섭 타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노조 간부들을 중심으로 상경 투쟁을 시작하겠다”며 “전체 조합원 동시·순환 파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부터 쟁의 조정 중지 통보를 받은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언제든지 파업에 나설 수 있다.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도 각각 울산, 목포 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한 상태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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