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먹혔나?… HD현대 "전 계열사 흑자, 연속 1조원대 영업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HD현대가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조선부문을 비롯한 전 계열사에 실적 개선세 두드러졌다. 

올해 7월 위기경영에 돌입한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당시 계열사 사장단을 모아 놓고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에 위축되지 말고 철저한 대응책을 기반으로 위기 극복 첨병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HD현대는 27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7조2872억원, 영업이익 1조71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7.5%, 영업이익은 255.2% 증가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산되는 가운데 거둔 성과다. 

동시에 전 분기 이어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조선부문은 수주 호황세를 바탕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비중 확대와 최근 환율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흑자 전환했다.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매출 4조2644억원, 영업이익 18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9%, 영업이익은 33.2% 증가했다.

앞서 하계휴가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어려운 환경에도 선박 포트폴리오 개선과 꾸준한 원가절감 및 공정 효율화 노력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건설기계부문인 현대제뉴인은 다양한 제품라인업을 앞세워 유럽, 북미 등 선진시장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 공략에 집중한 결과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엔진사업 매출 증대 등에 힘입어 중국시장 위축에도 매출 2조1016억원, 영업이익 131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에너지부문의 양대 축인 정유와 석유화학사업은 고도화율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10조 2831억원, 영업이익 702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HPC공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화학 소재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년 3분기 완공을 목표로 차세대 바이오디젤공장 건설에 투자하는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일렉트릭의 3분기 매출은 5351억원, 영업이익은 378억원으로 집계됐다. 선별 수주 전략과 조선 업황 개선, 환율 상승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실제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8%, 410.8% 증가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도 친환경 선박 리트로핏과 선박 부품서비스 수주 호조로 매출 2896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현대로보틱스 역시 7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했고,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조선·정유·건설기계 등 전 사업영역에서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며 “복합 경제 위기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친환경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 선점과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